"중소조선 생태계 고려해 STX 자구노력 결론"…산은회장 문답

입력 2018-03-08 14:32   수정 2018-07-19 11:05

"중소조선 생태계 고려해 STX 자구노력 결론"…산은회장 문답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8일 "성동조선과 STX조선이 동시에 법정관리로 가면 중소 조선사 생태계 파괴 우려가 있다"며 STX조선을 자력 생존토록 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성동조선·STX조선 구조조정 후속 처리방안 기자간담회에서 "중형 조선사 생존가치를 고려했다"며 "중형 탱커 등을 수주할 조선사가 당분간 존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은행관리 하에서 고강도 자구안 아래 유지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정해진 시일 안에 노사확약서가 나오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중소 조선사 생태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경쟁력을 갖춰나간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무조건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다음은 이 회장, 은성수 수출입은행장과 일문일답.



-- 한진해운도 법정관리 후 사실상 파산했는데 성동조선도 사형선고 내린 것인가.
▲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현재로서는 성동조선의 유동성을 보면 2분기 부도가 예상되므로 부도보다는 법정관리로 가서 채무 동결하고 다른 방법 모색하는 것이 낫다고 봤다. 회생 절차냐 파산 절차냐고 하면 지금 저로서는 답할 수 없다. 법원과 채권단이 판단할 것이다.
-- 성동조선 회생 전제 법정관리라는 언론보도도 있었는데 신규자금 지원은 없나.
▲ (은성수) 회생 가능성 있었다면 P플랜(Pre-packaged Plan·단기 법정관리) 고려할 수 있는데 회생 가능성 없고 법정관리 불가피하지 않나 판단했다. 현재로서는 신규자금지원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 성동조선 수주 가이드라인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STX보다 수주가 어려웠다는 지적 있다. 향후 회생계획 절차는.
▲ (은성수) 수주 가이드라인은 성동조선과 STX조선을 차별한 것이 아니다. 더 낮은 가격으로 수주하면 적자만 더 커지기에 일정 가이드라인 맞춘 것이다. 회생 계획안은 회사가 이사회 거쳐서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 수출입은행 차원에서는 회생계획 만들지 않는다.
-- STX조선은 남게 됐는데 추가 수주할 가능성이 있는가.
▲ (이동걸) 중형 조선사 생존가치를 고려했다. 성동조선과 STX조선이 동시에 법정관리로 가면 중소 조선사 생태계 파괴 우려가 있다. 중소형 탱커 등을 수주받을 조선사가 당분간 존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생존가치 있어서 은행관리 하에서 고강도 자구안 아래 유지해보기로 했다.
(성주영 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 부행장) 수주 시장상황은 지금 많이 호전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컨설팅 결과에도 나오듯 STX조선의 주력 선박인 중형 선박과 관련해서 시황이 회복되고 있고 이미 11척의 배 수주 잔량이 있다. 회사가 경쟁력이 있는 기술도 있고 설계 능력도 있으며 조선 해운 업계의 환경 규제 강화되고 있어서 LNG선 관련 수주 전망도 비교적 좋다.
-- 2016년부터 논란이었는데 1년 6개월 동안 골든타임 놓친 것 아닌가. 위기 조짐 나올 때 왜 방안을 미리 마련 못 했나. 김동연 부총리가 언급한 긴급 유동성 지원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은성수) 오늘의 결정도 2016년의 결정도 최선을 다한 것이다. 당시에는 성동조선이 배를 건조하고 있었고 채권단의 지원 없이 회사가 굴러가고 있었다. 지금은 굴러갈 수 없는 상황이다. 2016년에는 스트레스 테스트해보고 실사해본 결과 희망 가지고 있었는데 2017년 8월 와서 보니 11월이면 도크가 비고 유동성이 말라 채권단이 지원 안 해주면 부도날 상황이 됐다. 쉬운 결정이 아니고 어려웠다. 긴급유동성 지원은 근로자나 관련 업체, 지역 이런 부분이지 회사에 긴급유동성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안다.
-- STX조선 인력 조정은 얼마나 하나.
▲ (이동걸) 컨설팅은 약 40% 인력 감축해서 생산력 확보하는 것이고 저희는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더 요구 중이다.
-- 노사 확약이 없으면 법정관리 등 원칙대로 처리한다고 했는데 앞서 언급한 중소 생태계 파괴 우려는.
▲ (이동걸) 중소 조선사 생태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경쟁력을 갖춰나간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무조건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 노사확약서 제출하지 않을 경우 저희가 이 회사를 중장기적으로 끌고 갈 능력이 안 된다. 고강도 구조조정이 돼야 경쟁력 있는 중소 조선사로 자리매김해볼 수 있다. (확약이 안된다면) 경쟁력 있게 만들 자신이 없고 둘 중 하나라도 끌고 갈의미도 없다.
(성주영) 생태계 보전보다 국민경제 영향이 더 크다는 판단이 있다. 노사 간 많은 고민이 있겠지만,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주면 좋겠다.
-- 산업적 측면 고려해 구조조정을 한다고 해서 두 조선사 다 살리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있었다. 이번에 원칙 적용한 것은 GM의 영향을 받은 것인가.
▲ (은성수) 재무와 산업적 측면을 다 봤는데 살릴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돈을 줄 수 없다. 국민이 납득할 수준이라고 생각해 결정한 것이다. 컨설팅 결과 (두 조선사가 모두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수주를 받아줄 회사가 있다. 중국에 뺏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컨설팅 자료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GM을 보고 정부나 채권단이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 원리원칙대로 했다.
-- 금호타이어 보면 채권행사가 석 달째 유예되고 있는데 이번 STX조선도 확약서가 계속 미뤄질 가능성은.
▲ (이동걸) STX는 금호타이어와 달리 채권의 문제가 아니고 재무 구조상으로는 건전한 회사다. 확약서 제출하지 않으면 (산은이) 관리능력이 안 돼서 법정에 넘기는 것이고 판단은 법원이 할 것이다.
-- 성동조선은 14척 정도 수주의향서(LOI)를 받은 것이 있는데 법정관리 결정은 이를 반영한 결과인가. 회생 가능성은.
▲ (은성수) 컨설팅할 때는 회사 경영진과 노조 면담하므로 충분히 경영진에서 이야기했을 것이다. 지금 부도로 안 가고 법정관리부터 가는 것은 다른 기회가 있는지를 냉정하게 보자는 것이다. 법원이 (회생 가능성을) 받아들이느냐는 법원 판단이다.
(권우석 수출입은행 해양구조조정본부장) LOI를 받았다고 해서 수주로 연결되는 확률이 높지 않다. 실제 체결 확률이 20~30%밖에 안 된다. 실제로는 3∼4척밖에 안 될 수 있다. 모두 산업 컨설팅 결과에 반영한 것이다.
-- 성동조선과 STX조선은 구조조정을 오래 했는데 아직도 법정관리 우려를 못 벗었다. 책임감 느끼는지.
▲ (은성수) 책임감 느끼고 그 일환으로 2016년에 손실 책임을 지기 위해 임직원 연봉 삭감도 하고 경비 감축, 조직 축소 방안 등을 했다. 국회에서 이를 관리·감독 중이다. 수은 직원들도 책임과 어려운 과정 겪고 있다. 이런 일을 안 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피해 다닐 수는 없다. 어려운 기업이 있으면 도망가지 않고 생존 가능성 있으면 구조조정을 하는 데 노력 다하겠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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