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로또' 디에이치자이 개포, 중도금 대출 못받는다

입력 2018-03-08 18:24   수정 2018-03-08 19:35

'강남 로또' 디에이치자이 개포, 중도금 대출 못받는다

청약 과열 우려에 시공사 대출 불발…분양가 10억 넘어 "부자들 로또" 우려도
강남구청, 예비당첨자 비율은 80%로 높여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이태수 기자 = '로또 아파트'라 불리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디에이치자이 개포'가 다음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수요자들의 중도금 대출이 막혀 분양금 전액을 자체 조달해야 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8일 업계와 강남구청에 따르면 디에이치자이 개포를 분양하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정부의 집단대출 규제로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자 시공사 보증으로 중도금 전체 60% 중 40%를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불발됐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이 단지는 시공사 보증 중도금 대출이 없는 것으로 결정났다"고 확인했다.
당첨자들이 분양대금 전체를 자체 조달해야 한다는 의미다.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분양 물량의 대부분이 10억원이 넘기 때문에 은행을 통한 중도금 대출이 막혀 있다. 정부는 9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중도금 집단 대출 보증을 제공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공사들은 예비청약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중도금 40%를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중도금 대출이 어렵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로또 분양' 이야기가 나오면서 청약 과열 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가 건설사 보증 대출로 투기 및 가수요가 발생하지 못하도록 눈치를 준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추정 당첨권 청약 가점이 60점대로 높고, 무주택 실수요 청약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됐는데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 분양금 전체를 자력으로 마련해야 하는 점이 변수가 될 것 같다"며 "자칫 '현금 부자들만의 로또'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는 시공사 보증의 중도금 대출이 막힘에 따라 청약 경쟁률도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예비당첨자 비율을 80%로 높여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전용면적 84㎡ 이하 분양 물량에 대해 100% 가점제로 당첨자를 선정하게 되는데, 대출이 막히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 계약을 포기하는 미계약 물량이나 청약 부적격자 물량이 대거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렇게 나온 미계약·부적격 물량(잔여분)은 청약 통장이 없거나, 1순위 지원 자격이 안 됐거나, 유주택인 사람들에게도 신청 기회가 돌아가 1순위 청약경쟁률보다 부적격자 물량을 잡기 위한 경쟁률이 더 높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강남구청이 예비당첨자 비율을 다른 단지의 2배 수준인 80%까지 높인 것은 유주택자나 가점이 낮은 '금수저' 들이 분양받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 컨소시엄은 이날 강남구청으로부터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분양승인을 떨어지면 곧바로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고, 9일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모델하우스를 공개한다. 청약접수는 내주 초 시작된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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