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파문 러시아 하원 외교위원장 사과…"악의 아니었다"

입력 2018-03-08 22:40  

성추행 파문 러시아 하원 외교위원장 사과…"악의 아니었다"
"의회 출입 여기자들 상대 상습 성추행"…본인은 "중상모략" 반박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에서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하원 외교위원장이 피해 여성들에 사과했다.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외교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극우민족주의 성향 정당 '자유민주당' 소속 의원 레오니트 슬루츠키(50)는 '국제 여성의 날'인 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슬루츠키는 "본인이 언제였던지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어떠한 심리적 고통이라도 끼친 여러분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며 "악의로 그런 것이 아님을 믿어달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슬루츠키가 의회 출입 여기자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성추행을 했다는 폭로가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파문이 일었다.
슬루츠키는 BBC 방송 러시아 지국 소속 기자, 미국에 본사를 둔 러시아어 국제 TV 채널 'RTVI' 모스크바 지국 부국장, 야권 성향 TV 채널 '도즈디'(비) 프로듀서 등의 여성 언론인들에게 성추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BC 방송 러시아 지국은 6일 지국 소속 여기자 파리다 루스타모바가 지난해 3월 슬루츠키 위원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그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루스타모바는 당시 프랑스의 유력 대선 후보였던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대표 마린 르펜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한 논평을 듣기 위해 슬루츠키의 하원 내 사무실을 찾았다가 피해를 봤다.
루스타모바가 혼자있던 슬루츠키 위원장에게 르펜 방문에 대한 논평을 요청하자 그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BBC 방송 일을 그만두라. 내가 일자리를 마련해 주겠다"고 엉뚱한 제안을 했다.
이에 루스타모바가 '질문에 답하지 않는 이유가 내가 (러시아와 사이가 좋지 않은 영국 방송인) BBC에서 일하기 때문인가'라고 묻자 "아니다. 네가 (나와) 키스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한테 삐쳤다"고 말했다.
루스타모바가 '남자친구가 있으며 그와 결혼하려 한다'고 하자 "괜찮다. 그의 아내가 되고 나의 애인이 되면 되지 않느냐"고 노골적으로 추근댔다.
슬루츠키는 또 손바닥으로 여기자의 이마를 쓰다듬고 "남자친구를 차버리고 나를 찾아오라. 빠를수록 좋다. 정말 너를 도와줄 생각이 있다"고 유혹했다.
슬루츠키의 비행은 루스타모바가 켜놓은 녹음기에 그대로 녹음돼 공개됐다.
피해 여기자들은 하원 윤리위원회에 슬로츠키 위원장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냈으며 윤리위원회는 조만간 이 문제를 심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슬루츠키는 지금까지 자신에게 제기된 성추행 의혹들은 모두 중상모략이라고 반박하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혀 왔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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