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서 첫 한국 개인전…4월 22일까지 109점 전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세계의 손꼽히는 사진가 그룹인 매그넘의 유일한 일본 작가인 구보타 히로지(79)가 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10일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개막하는 '구보타 히로지-아시아를 사랑한 매그넘 작가' 전시에는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촬영한 109개 작품이 나온다.
1988년과 2008년 단체전을 통해 그의 작품이 국내에 전시된 적은 있었지만, 작업 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회고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와세다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작가는 진로를 바꿔 미국으로 사진 유학을 떠났다.
1960년대 학생 운동에 참여하던 중, 현장을 취재하던 유명 사진가 하마야 히로시 조수 역할을 하게 된 것이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성장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 현장, 베트남 사이공 함락 등을 카메라에 담아온 그는 성실한 관찰자이자 기록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1970년대 중반부터는 한·중·일은 물론, 미얀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티베트 등을 여행하며 각 나라의 문화와 일상을 기록했다.
이번 전시는 '초기 작업' '세계여행' '컬러의 세계' '중국' '한국과 북한' '미국과 일본' 등 6개의 소주제로 나뉜다.
미얀마의 불교 성지인 황금바위와 그 앞에서 손을 모은 승려들, 일본 가나가와의 사설 신부 학교에서 훈련받는 여성들, 미국 캘리포니아 남북의 히피 젊은이들 등 다채로운 작품이 나왔다.
특히 1978년 촬영한 미얀마 황금바위는 흑백 사진만을 고집했던 작가가 컬러 사진을 촬영하게 된 계기가 된 의미 있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남·북한을 향한 작가의 오랜 관심도 확인할 수 있다. 백두산, 금강산, 설악산 등 남북의 수려한 명상 풍경과 2007년 서울 한강 주변의 항공 사진, 1970~1990년대 북한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다.
학고재는 "각 시대 다양한 문화권의 모습을 기록한 구보타 히로지의 사진은 작품으로서, 역사 기록물로서 매우 귀중한 가치가 있다"고 소개했다.
개막일 오전 11시에는 관람객과 작가가 대화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유로포토와 매그넘한국에이전트가 공동 주최·주관한 전시는 4월 22일까지.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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