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영국 대학교 등과 케리그마켈라 머리구조 공동연구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5억2천만년 전 지구에 살던 원시 절지동물의 두뇌 진화과정이 밝혀졌다.
극지연구소와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영국 브리스틀·더럼대학교, 옥스퍼드 자연사박물관 등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그린란드에서 발견한 화석을 분석해 원시 절지동물인 케리그마켈라(Kerygmachela)의 머리구조를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곤충이나 갑각류처럼 여러 개의 마디로 구성된 절지동물은 지구에 사는 120만 종의 동물 가운데 80%를 차지한다.
절지동물의 뇌는 앞쪽 마디들의 신경이 융합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을 뿐 자세한 뇌의 진화과정은 수수께끼로 남아있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화석은 북위 82도로 지구 상의 육지 중 최북단인 북그린란드 시리우스 파셋(Sirius Passet) 화석 산지에서 발견됐으며, 신경과 눈을 비롯한 내부구조가 잘 보존된 상태였다.
연구팀은 가장 앞마디의 신경으로만 이루어진 케리그마켈라의 두뇌 형태를 확인하고, 현생 절지동물의 두뇌가 가장 앞마디의 신경에 뒷마디의 신경들이 융합하는 과정을 거쳐 형성된 사실을 규명했다.
절지동물의 특징인 겹눈의 기원도 확인됐다.
학계에서는 현생 절지동물의 겹눈이 머리 표면에 붙어있는 홑눈들이 모여서 점진적으로 생겼다는 가설과 두 번째 마디의 다리 끝에서 겹눈이 갑자기 나타났다는 가설 등 두 가지의 가설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원시적인 형태의 겹눈이 확인됨에 따라 점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사실로 입증됐다고 극지연구소는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화석을 채취하고 제1저자 및 공동 교신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극지연구소 지구시스템연구부 박태윤 선임연구원은 "지구에서 가장 번성한 동물군인 절지동물의 머리 형태 기원을 더 상세하게 밝힐 수 있도록 연구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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