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치적 홍보 영화는 단체관람으로 흥행기록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의 헌법 개정을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개인숭배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그를 '산 보살'(活菩薩)이라고 지칭하는 호칭까지 등장했다.
9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왕궈성(王國生) 칭하이(靑海)성 서기는 최근 전인대 대표단 전체회의에서 현지 주민을 당 노선에 순종케 하는 방안을 논의하며 "칭하이에 거주하는 티베트인들은 시 주석을 '신'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 서기는 이어 "일부 유목민들은 '시 주석이야말로 산 보살'이라고도 한다. 정말 생동감있는 표현 아닌가"라고 했다.
부처가 되기 위해 수행하는 사람을 뜻하는 '보살'에 살아있다는 뜻의 활을 붙이면 생명을 구하는 능력을 가진 구원자나 구세주를 의미한다.
절대권력을 구축한 시 주석에 대해 공식적으로 '핵심'이라는 호칭 외에 마오쩌둥(毛澤東)에게 붙여졌던 '영수'(領袖)나 '총사령관', '조타수', '총설계사' 호칭 등이 등장했다.
왕 서기는 칭하이성에서는 마오쩌둥을 떠받드는 신봉 활동을 통해 당과 지도자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애정을 끌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칭하이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출생지이기도 하다.
이 같은 시 주석 개인숭배 분위기는 특히 오는 11일 전인대에서 개헌안 표결 처리를 앞두고 극성을 부리고 있다.
시 주석의 5년 성과를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애국주의 영화 '대단한 우리나라'(려<力없는勵>害了, 我的國·Amazing China)도 조직적인 홍보활동과 단체관람 등에 힘입어 흥행 기록을 쓰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CC)TV의 제작으로 지난 2일 개봉한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9일 현재 1억8천만 위안(303억원)의 티켓 판매를 올리며 중국 다큐멘터리 영화 사상 최대 흥행을 기록했다.
시사회에 청룽(成龍), 우징(吳京) 등 스타들을 대거 참석시켜 대대적인 광고와 홍보에 나서는 한편 학교, 기업, 관공서의 단체관람을 유도한데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이 영화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아예 금지시켰다. 중국의 영화 평점 사이트 더우반(豆瓣)은 이 영화에 대해 평점을 주거나 리뷰를 쓰는 기능을 아예 막아버리고 관영매체들이 쓴 영화 평론만을 남겨놓았다.
반면 미국의 영화정보 사이트인 국제영화데이터베이스(IMDb)에서 이 영화는 최하점인 1.0점(10점 만점)의 평점을 기록 중이다. 평점에 참가한 1천210명 중 1천146명(95%)이 1점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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