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관계자 "정상회담 성사 위한 신뢰구축 일환, 매우 포괄적인 내용"
북미 정상회담 앞서 실무접촉·특사파견·고위접촉 가능성 거론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정상회담을 제안한 것과는 별도로 방북 특사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메시지가 있다고 정부 고위관계자가 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날 워싱턴DC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별히 전달해 달라고 한 특별메시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 간에 주고받은 것을 다 공개할 순 없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하진 않았다. 다만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신뢰구축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비핵화와 관련한 사안이냐'는 질문에는 "매우 포괄적인 내용"이라고만 답했다.
이 관계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특사단이 전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특별메시지'를 구두로 전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특사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회담 초청을 한 것 외에 추가 메시지가 있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 5~6일 특사단을 이끌고 북한을 다녀온 정 실장은 "미국에 전달할 북한 입장을 별도로 추가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전격적인 정상회담 제안이 추가 메시지인 것으로 해석됐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했고, 향후 어떠한 핵 또는 미사일 실험도 자제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며, 한미 양국의 정례적인 연합 군사훈련이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전달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방북 결과 설명을 듣고 난 후, 상당히 긍정적이었고, 이런 상황이라면 가급적 빨리 최고지도자 간에 만나서 (북핵) 타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제안 수락 사실을 정 실장 등 방미단에게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게 하면서 "미측이 발표하는 것보다는 한국 대표단이 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에게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 배경, 특사단이 북한에서 관찰한 사항, 문재인 대통령의 평가 등에 대해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북한이 과거보다 진정성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에 앞서 실무접촉이 개시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양측의 특사 파견 및 고위인사 접촉 가능성도 예상했다.
정 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은 전날 미국에 도착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했으며, 또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및 지나 하스펠 중앙정보국(CIA) 부국장과 한미 안보·정보 수장간 '2+2 회의'를 가졌다. 이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 등 행정부 고위인사들과 확대회의를 가졌다.
정 실장은 이날 오전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백악관에서 조찬 모임을 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협의한 내용에 대한 후속조치 방안을 협의했다. 이어 오후에는 워싱턴 내 주요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한 후 10일 오전 서울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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