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함께하는 것 자체가 장애-비장애가 만나는 '공존'의 하나"
"대회 전환 기간 1m 이상 눈 내려…조명은 개회식 당일 완전가동"
(평창=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우리나라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잘 치렀지만 (한반도의) 허리가 잘린 건 장애의 나라가 아닌가. 남북 선수가 함께하는 게 장애와 비장애가 만나는 것으로 생각했다. 어떤 형태로든 남북 선수의 참여를 조직위에 요청했다."
이문태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은 10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내 메인프레스센터(MPC) 평창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열린 개회식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문태 총감독은 "3월 1일 평창 도착 후 개회식 당일까지 눈이 1m가량 왔다"면서" 조명 감독이 개회식 당일에야 완전히 켜봤을 정도였다. 이희범 위원장을 포함해 조직위 분들이 직접 눈을 치우는 등 미안할 정도로 도와줬고, 그 정성 덕분에 개회식이 성공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 총감독은 이어 "올림픽에서 큰 테크닉과 경비를 들여 한국 문화의 역량을 보여준 만큼 패럴림픽에서는 경중과 균형을 따져 IPC(국제패럴림픽위원회)의 4대 가치인 용기, 감성, 투지, 평등에 이번 대회의 정신인 '하나 된 열정'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의 인생은 생로병사에 '장애'라는 게 하나 추가된다고 생각한다. 점이 선이 되고, 선이 면이 돼 구(球)로 완성되는 것처럼 모두가 공존하는 인류라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북한 선수의 성화 봉송 공동 참여에 대해선 "사실 성화 주자는 감독단과 제작단의 문제는 아니다. 감사하게도 참가해준 북한 선수들과 국민이 보고 싶은 스타 선수들을 여럿이 모여 짜보게 된다"면서 "남북 선수가 함께 어떤 형태로든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성화 점화 직전 의족을 한 채로 가파른 슬로프를 로프에 의지해 올라간 한민수의 봉송에 대해선 "한민수 선수가 한 번도 올라가 보지 못했다.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긴장감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연출을 맡은 고선웅 씨는 "아쉬운 건 동계올림픽이 끝난 지난달 25일부터 전환기가 열흘 정도 있었는데 눈이 많이 내리는 바람에 조명과 영상 등을 제대로 테스트하지 못했다"면서 "공존의 구 공연에서도 공중의 커다란 구가 작은 걸 완전히 감싸야 하는 데 그걸 구현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안무를 담당한 조흥동 씨는 "출연 인원으로 10개 대학에서 1천여 명이 참여했고, 모이는 게 가장 어려웠다. 날씨 때문에 연습이 부족했다"면서도 "그래도 많은 인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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