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몰라요' 1위 kt는 꼴찌·7위 KIA는 통합우승

입력 2018-03-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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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몰라요' 1위 kt는 꼴찌·7위 KIA는 통합우승
시범경기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 '5번뿐'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프로야구 시범경기는 그야말로 '맛보기' 경기다.
겨우내 야구를 기다려온 팬들에게는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야구 갈증을 풀어주는 오아시스 역할을 한다.
구단들은 비시즌 동안 재정비한 내용과 스프링캠프에서 준비한 것들을 최종 점검하는 무대로 삼는다.
시범경기 결과가 좋으면 정규시즌 기대감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지난 시즌 주춤했던 선수가 '부활의 조짐'을 보여주거나, 신예 선수들이 깜짝 활약을 펼치고, 기존 버팀목 선수들이 여전히 믿음직스러운 경기를 한다면 정규시즌 예상 순위도 함께 상승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시범경기 성적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지난해 시범경기 1위는 kt wiz였다. '막내팀' kt는 예전보다 탄탄해진 마운드와 타격을 내세워 시범경기 돌풍을 일으켰다. 정규시즌 초반에도 상위권을 질주하며 기세를 이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시즌이 흐를수록 경험 부족이라는 단점이 드러나며 결국 최하위(10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kt는 2016년에도 시범경기 2위를 차지해 기대감을 부풀렸다. 그러나 막상 정규시즌에서는 2015년에 이어 꼴찌로 마감했다.
반대로 시범경기에서는 주춤하다가 정규시즌에 날아오르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통합우승' 위업을 거둔 KIA 타이거즈가 그랬다.
KIA는 시범경기에서는 7위에 그쳤다. 하지만 정식 개막 이후에는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오르는 맹위를 떨쳤다.
이는 시범경기를 시험 무대로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기간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많은 기회를 받고, 각 선수는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데 집중한다.
전력투구를 삼가는, 아직 발톱을 감추고 있는 상태로 볼 수 있다.
물론 시범경기·정규시즌과 관계없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한 팀도 있다.
'10구단 체제'가 된 2015년 이후, 두산 베어스는 시범경기에서 3년 연속으로 3위를 차지했다. 정규시즌에서는 2015년 3위(한국시리즈 우승), 2016년 1위, 2017년 2위로 상위권을 벗어나지 않았다.
NC 다이노스도 비교적 꾸준히 상위권을 맴돈다. 2015년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모두 2위를 차지했고, 2016년에는 시범경기 5위에서 정규시즌 2위로 점프했다. 2017년에는 시범경기 2위, 정규시즌 4위를 거뒀다.


그러나 삼성 라이온즈의 이력을 보면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의 상관관계는 역시 '종잡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삼성은 2013년 시범경기 꼴찌(9위)에서 정규시즌 1위(한국시리즈 통합우승)를 했고, 2016년에는 시범경기 1위에서 정규시즌 9위로 내려앉았다.
전·후기리그(1982∼1988년)와 양대리그(1999∼2000년)를 제외하고 1989년부터 작년까지 27차례의 시범경기에서 1위에 오른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5번(1992년 롯데, 1993년 해태, 1998년 현대, 2002년 삼성, 2007년 SK)뿐이다.
올해는 시범경기 수가 줄어 성적에 의미를 부여하기가 더욱 어렵다.
오는 13일 시작하는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시범경기는 구단별로 4개 팀과 2차전씩 8경기, 총 40경기를 치르는 일정으로 열린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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