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대산공장 가보니…미래 준비 '착착'
(서산=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9일 오후 충남 서산시 대산산업단지 내 LG화학 대산공장 부지의 남쪽에서는 어수선한 가운데 건물 골조를 올리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LG화학이 약 4천억원을 투자해 총 20만t 규모로 짓고 있는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공장의 증설 현장이다.
지난해 3월 착공해 축구장 8개보다 더 큰 1만8천평 규모의 부지에 증설되는 이곳은 엘라스토머 전용 생산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공장은 중합동 1·2라인과 조정실, 사일로 등을 갖추고 올해 7월께 준공된 뒤 11월 중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게 된다.
엘라스토머는 고무의 탄성과 플라스틱의 가공성을 두루 가진 고부가 합성수지다. 자동차용 범퍼 소재, 신발의 충격 흡수층, 기능성 필름, 전선 케이블 등에 이용된다. 전 세계적으로 4개 회사만 생산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증설이 완료되면 대산공장의 엘라스토머 생산량은 현재의 약 9만t에서 3배 이상인 29만t으로 증가하며 글로벌 '톱 3'에 오르게 된다.
현재 생산량을 기준으로 1위는 다우케미컬, 2위는 엑슨모빌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 등 후발주자의 추격을 따돌리려면 엘라스토머처럼 수급 상황에 따라 시장이 출렁이지 않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차를 타고 대산공장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500m가량 안쪽으로 들어가자 2층 높이의 작은 건물이 한 채 나타났다.
지난해 말 문을 연 '안전체험센터'다. "안전환경은 모든 사업활동에서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라는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의 지론에 따라 마련된 직원용 안전체험 교육 공간이다.
약 12억원을 투자해 꾸며진 안전체험센터 내부는 반쯤은 테마파크 비슷했고, 반쯤은 화학공장을 축소해 재현해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복잡하게 뻗어 있는 각종 파이프와 밸브들, 탱크, 저장고, 비계(건설 현장의 임시 가설물) 등을 실제보다 작은 크기로 재현하고, 건설안전, 공정안전, 전기안전, 기계안전, 산업보건 등 5개 분야 24종의 체험설비를 갖춰 산업현장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안전사고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밸브를 갑자기 풀 경우 내부의 화학물질이 뿜어져 나올 수 있고, 주의하지 않으면 빠르게 회전하는 롤러에 팔이 낄 수도 있음을 실제 경험하도록 한 것이다. 안전모와 안전화(靴)를 착용한 채 내리치는 해머를 맞아보며 이들 장비의 중요성을 실감하도록 한 코너도 있다.
VR(가상현실) 안전교육을 할 수 있는 안전체험관도 있다. VR 디바이스를 착용한 채 가상현실 속 밸브를 잠그고 풀거나, 작업 현장에 비치해야 할 서류 목록을 챙겨보는 체험이 가능하다.
LG화학 관계자는 "이 센터는 세계 최초로 석유화학 맞춤형 안전센터로 건립됐다"며 "실제 석유화학 생산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안전사고를 체험하고 상황별 대처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이처럼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투자와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선제대응으로 올해부터 3년간 연평균 매출 15% 성장을 일군다는 목표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는 기존 배터리의 한계를 넘는 핵심전지, 연료전지용 소재, 자동차 경량화와 고기능화 소재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물 분야에서는 세라믹 분리막 소재를 적용한 필터와 차세대 수처리 기술을, 바이오 분야에서는 유전자기술 연구, 혁신 신약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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