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싱글 선수 중 처음으로 프리서 4회전 점프 2회 성공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러시아의 13세 피겨스케이팅 선수 알렉산드라 트루소바가 여자 싱글 선수로는 처음으로 실전에서 두 개의 4회전(쿼드러플) 점프에 성공했다.
트루소바는 11일(한국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여자 싱글의 역사를 여러모로 새로 썼다.
이날 트루소바는 비발디의 '사계'에 맞춘 프리스케이팅 연기에서 쿼드러플 살코와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연달아 깔끔하게 뛰었다.
쿼드러플 살코에서는 기본 점수 10.50점에 수행점수(GOE) 2.00점, 쿼드러플 토루프에서는 기본 점수 10.30점에 GOE 0.57점이 붙었다.
여자 싱글 선수 가운데 실전에서 쿼드러플 살코를 클린 처리한 것은 2002-2003시즌 안도 미키(일본)에 이어 두 번째이며, 쿼드러플 토루프를 뛴 것은 사상 처음이다.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개의 쿼드러플 점프에 성공한 것도 트루소바뿐이다.
은퇴한 안도 미키 외에는 실전에서 4회전 점프를 1개라도 성공한 선수가 없기 때문에 트루소바는 현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4회전 점프 무기를 장착한 선수가 됐다.
또 이날 트루소바가 받은 프리스케이팅 점수 153.49점과 총점 225.52점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우승자인 알리나 자기토바(15)가 주니어 시절 세운 주니어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앞서 이번 시즌 주니어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쇼트프로그램 주니어세계신기록(73.25점)도 새로 쓴 트루소바는 이로써 주니어 여자 싱글 모든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2004년 6월생인 트루소바는 이 대회 역대 최연소 우승자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이날 트루소바의 프리스케이팅 기술점수(TES) 92.35점은 주니어와 시니어를 통틀어 여자 싱글 선수가 받은 가장 높은 점수다.
평창올림픽 당시 프리에서 점프 과제를 모두 후반부에 배치해 가산점을 노린 자기토바가 받은 기술점수는 81.62점이었다.
2008년 피겨를 시작한 트루소바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주니어 세계무대에 데뷔했다.
지난해 두 차례의 주니어그랑프리 대회와 주니어그랑프리 파이널, 올해 러시아주니어선수권과 이번 대회까지 출전한 다섯 번의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아직 어린 나이 탓에 연기의 예술성은 다소 부족하지만 4회전 점프라는 강력한 무기를 바탕으로 좀 더 갈고 닦으면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와 자기토바를 잇는 러시아 출신 피겨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루소바는 2020년이면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올 수 있다.
이날 경기 후 트루소바는 "우승한 것도 기쁘지만 쿼드러플 2개에 성공한 것이 더 기쁘다"며 "쿼드러플 착지 후 정말 기뻤으나 아직 어려운 콤비네이션 점프들이 3개나 남아서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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