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서훈 각각 시진핑·아베 면담…푸틴 면담 여부는 미정
"과거 두 차례 정상회담 양상과 완전히 달라"…정상회담 준비委 곧 가동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대북특별사절단으로 북한을 방문한 결과를 미국에 공유하고자 출국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2박 4일 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지난 5일부터 이틀간 평양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조기에 만나겠다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메시지를 들고 8일 오전 출국했다.
두 사람은 미국에 도착한 후 현지시간으로 8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제안을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함으로써 '북미 정상회담 5월 개최'를 성사시켰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귀국 직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방미 결과를 보고하고 이어지는 남북 정상회담·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과 미국 측의 입장을 어떻게 세부적으로 조율할지 등을 논의했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방북·방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12일부터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한다.
정 실장은 12∼13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하며 귀국하지 않고 베이징에서 곧장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해 15일까지 머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만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오는 18일 대선을 앞두고 정 실장을 만나는 게 어떻게 비칠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박 2일 일정으로 12일 일본 도쿄를 방문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방미·방북 결과를 설명한다.
청와대는 서 원장이 일본을 방문하면 현지 언론 등이 북미정상회담 성사에 대해 '북미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사정권에 있는 한일을 배제하고 정치적 타협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반응하는 데 경고성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관측에는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상황이 바뀌었으니 북한에 대한 의심을 내려놓고 협력해서 동북아 평화체제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지 않겠는가"라며 "(정 실장과 서 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얘기를 직접 전달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구성을 조만간 마무리할 방침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과거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어떻게 회담을 지원했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통일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 인선, 조직 등을 검토하면 이번주 초에 준비위 구성과 관련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지난 두 번의 정상회담과 완전히 양상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두 번의 정상회담은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으로 이뤄져 어느 한쪽이 약속을 안 지키면 전체가 무너지는 위험을 차단하고자 6자회담이 마련됐는데 이번에는 대단히 파격적인 양상으로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의 여건으로 (북미 대화를) 만들려고 갔더니 그걸 뛰어넘는 최종 단계로 점프한 것"이라면서 "과거의 경험을 이번에 대입해 그 순서를 밟아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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