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의대 천안병원 분석결과…"조기에 검사 치료해야"
"일주일에 3일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예방효과 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우리나라 성인 6명 중 1명꼴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기 내 공기 흐름이 막히면서 코골이가 심해지고, 호흡이 일시적으로 10초 이상 멈추는 게 주 증상이다.
양광익 순천향의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19세 이상 성인 2천740명(남 1천368명, 여 1천37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5.8%(남 19.8%, 여 11.9%)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12일 밝혔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코골이와 무호흡증과 번갈아 가며 계속해서 반복되기 때문에 좀처럼 깊은 잠을 잘 수 없는 게 특징이다. 이는 주간졸림증, 두통, 기억상실, 우울증 등의 문제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특히 이 질환을 장기간 내버려두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호흡 증상에 의한 저산소증과 교감자율신경계의 과도한 활성이 오랜 기간에 걸쳐 조금씩 심혈관계를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에는 비만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으로 비만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위험이 10.75배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일주일에 3일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일주일에 한 번도 운동하지 않는 사람보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30%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성별로는 50세 미만까지만 해도 남성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유병률이 연령대에 따라 2∼4배가량 높았다. 하지만 50세 이상에서는 남녀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여성에서 폐경 이후 호르몬 변화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견줘 ▲ 수면 불충분(1.49배) ▲ 과도한 주간졸림증(1.88배) ▲ 불면증(3.7배) 등의 합병증을 더 많이 호소했다.
또 고혈압(5.83배), 당뇨병(2.54배), 고지혈증(2.85배), 불안증(1.63배)과 같은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비율도 크게 높았다.
연구팀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잠을 깊이 자지 못해 기억력, 판단력이 떨어지고 졸음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조기에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양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설문조사라는 제한점이 있지만, 수면다원검사로 분석한 외국의 유병률, 수면 특징, 동반 질환 빈도와 유사하다"면서 "수면무호흡증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삶의 질 개선은 물론 졸음교통사고 및 만성질환 예방이 가능한 만큼 더 큰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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