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명 안전통로 이용 반군 통제지역 빠져나와…반군 자진퇴각 협상도 계속"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정부군과 반군 간 강경 대치로 '생지옥'으로 변한 시리아 동구타에서 11일 새벽(현지시간) 처음으로 안전통로를 이용한 주민들의 대규모 탈출이 이루어졌다고 현지 러시아 군당국이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운용 중인 분쟁당사자화해센터 대변인 블라디미르 졸로투힌은 이날 기자들에게 "52명의 주민들이 동구타 주거지 미스라바를 벗어났다"며 "그 가운데 26명이 어린이"라고 전했다.
졸로투힌은 "현재 이들은 아드라 구역의 예전 운전교습 학교에 머물고 있다"면서 "향후 이틀 동안 이들에게 의료검진을 포함한 필요한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달 27일부터 동구타에서 매일 5시간씩의 인도주의 휴전을 시행한다고 밝힌 뒤 주민들이 안전통로를 이용해 대규모로 탈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지난 9일엔 13명의 반군 대원들이 역시 안전통로를 이용해 자진해서 동구타 지역에서 퇴각한 바 있다.
시리아 정부군의 동구타 탈환 작전을 지원하는 러시아는 앞서 지난 5일 반군들에게 자진퇴각을 제안했었다.
한편 시리아 현지 주둔 러시아 군당국은 동구타 지역 반군 대원들의 자진퇴각 문제를 두고 반군 조직 지도자들과의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러시아 측이 전날 밝혔다.
분쟁당사자화해센터 졸로투힌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센터 대표들과 시리아 불법 반군 조직 지도자들 사이에 동구타에서 반군들이 자진 퇴각하는 문제에 관한 팽팽한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졸로투힌은 동시에 수도 다마스쿠스와 인근 도시 주거지역에 대한 동구타 주둔 반군들의 포격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지난 하루 동안에만 12차례의 포격으로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시리아 휴전 결의 채택 후 며칠간 공격 수위 조절에 나섰던 시리아 정부군은 최근 들어 다시 동구타에 대한 강력한 공습과 지상작전을 재개했다.
이에 반군도 총력을 다해 방어에 나서면서 주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 정부군이 동구타 탈환을 위한 집중 공세를 시작한 지난달 18일 이후 이달 10일까지 동구타 지역 민간인 1천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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