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겨냥 美군사옵션 가능성엔 확답안해…러시아 책임론 제기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중동 방문길에 오른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독가스 사용 의혹을 받는 시리아 정권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은 오만으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독가스 공격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며 독가스 사용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매티스 장관은 "당장 여러분에게 보여줄 만한 증거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는 현재 (독가스 사용 사례에 관한) 보고를 받고 있다"며 "염소가스가 사용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4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반군 점령지인 칸셰이쿤에 사린가스 공격을 하자 미군의 시리아 공군기지 공습을 지시했었다.
매티스 장관은 미 정부가 독가스를 사용한 시리아 정권에 대한 두 번째 공습을 고려 중인지 묻자 "단정적으로 규정하지는 않겠다. 우리는 (독)가스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는 사실을 아주 분명하게 밝혀왔다"며 확답은 피했다.
그는 최근 시리아 반군 장악지역인 동(東)구타에서 정부군의 공세로 민간인이 대거 사상한 데 대해 정부군이 "좋게 봐주면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것이고 "최악의 경우 병원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들(시리아 정부군)이 무능한 것인지,대놓고 불법을 저지르는 것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가 민간인 희생의 공범일 수 있다며 러시아 책임론을 거론했다.
매티스 장관은 "러시아가 무능하거나 아사드와 한통속인 것"이라며 "염소가스가 사용됐다거나 염소가스 노출에 따른 증상들이 나타나는 사례들이 엄청나게 많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동구타 일대에서 독가스가 사용됐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시리아 정부는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파이살 메크다드 시리아 외교차관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동구타의 반군들이 시리아 정부군에 책임을 뒤집어씌우기 위해 독가스 공격을 '조작하려'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러시아 당국은 시리아 정부군에 의해 봉쇄된 동구타 일대에서 민간인 52명이 탈출했다고 밝혔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정부군이 동구타탈환을 위한 집중 공세를 시작한 지난달 18일 이후 지난 3주간 이 지역 민간인 1천1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매티스 장관은 12일 미국의 오랜 군사동맹인 오만의 군주 술탄 카부스 빈사이드와 만난 뒤 이번 주 미 해군 5함대가 주둔 중인 바레인을 방문할 예정이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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