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만에 첫 평화 총선…첫 총선참가 옛 최대반군 1% 미만 득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반세기 만에 가장 평화롭게 치러진 콜롬비아 총선에서 평화협정을 지지했던 여권 연정이 승리했다.
12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96.5% 진행된 가운데 3개 정당이 참여한 중도 우파 연정은 상원에서 43%, 하원에서 38%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평화협정에 반대했던 우파 성향 민주중도당은 상원에서 16%의 득표율로 개별 정당 가운데 1위를 차지했지만, 하원에서는 약 17%를 얻은 자유당에 이어 16%로 2위를 기록했다.
좌파 진영 정당들은 상·하원에서 각각 11%를 득표했다.
콜롬비아무장혁명군으로 불리는 최대반군에서 정치세력으로 거듭난 뒤 처음으로 총선에 참가한 '공동체의 대안 혁명을 위한 힘'(FARC)의 득표율은 상하원에서 채 1%도 되지 않았다.
이번 총선은 정부와 옛 최대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이 52년간 이어진 내전을 끝내기 위해 체결한 평화협정의 향배를 가늠할 기회로 여겨졌다.
정부와 옛 콜롬비아무장혁명군이 2016년 11월 체결했던 평화협정을 지지했던 여권 연정이 다수의석을 차지하면서 평화협정은 존속될 것으로 보인다.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중도당은 평화협정이 살인과 납치 등을 저지른 반군에게 관대한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반대해왔다.
이에 사전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보인 민주중도당이 다수당이 되면 평화협정이 수정되거나 폐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상원의원 102명, 하원의원 166명을 선출하기 위해 실시된 이번 총선은 반세기 만에 반군의 공격 위협 없이 평화롭게 치러졌다.
최후 반군 민족해방군(ELN)은 이번 총선이 평화롭게 치러질 수 있도록 정전을 선언했다.
유럽연합(EU)·메르코수르(MERCOSUR)·미주기구(OAS) 등이 파견한 108명의 참관단이 선거를 지켜봤다.
총선과 함께 5월 27일 대선 1차 투표에 출마할 후보를 뽑기 위한 국민경선도 실시됐다.
우파 진영에서는 민주중도당 소속 이반 두케 전 상원의원이, 좌파 진영에서는 구스타보 페트로 전 보고타 시장이 각각 선출됐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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