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미국 제조업계의 간판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지난해 실적 부진을 이유로 경영진에 현금 보너스를 주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GE는 증권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사회가 경영진에 2017년도분 현금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고 이들에게 배분키로 돼 있던 2015년도분 주식 보상도 일부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존 플래너리 최고경영자(CEO)와 제프리 이멜트 전 CEO, 전현직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줄줄이 보너스 혜택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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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GE항공사업부를 담당하는 데이비드 조이스 CEO만이 지난해 대단히 좋은 실적을 냈다는 이유로 140만 달러의 보너스를 챙길 수 있었다.
GE는 경영진이 현금 보너스를 받지 못한 것은 "부진한 실적" 때문이며 창사 이후 125년 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GE는 지난해 주주 배당을 삭감하고 수천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한편 경영진의 물갈이를 단행한 바 있다.
이 회사를 16년 동안 이끌다 지난해 물어난 제프리 이멜트는 2016년에 받은 현금 보너스는 430만 달러였고 스톡옵션을 포함한 전체 보상금은 2천130만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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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에는 현금 보너스를 받지 못한 데다 보상금 자체도 810만 달러로 대폭 줄었다.
이멜트의 후임인 플래너리가 GE헬스케어 사업부의 CEO로 일할 당시에 받은 연봉은 160만 달러였지만 CEO가 되면서 200만 달러로 높아졌다.
스톡옵션을 포함한 그의 지난해 보상금은 이멜트보다는 많은 900만 달러였다.
경영진에 늘 두둑한 포상금을 안겨주었던 GE가 현금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하지만 경영진들이 챙기는 보상금을 이 회사의 직원들의 평균 급여 수준과 비교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GE는 보고서에서 전체 직원 급여의 중간치에 해당하는 독일 헬스케어 사업부 근무자가 지난해 받은 연봉은 5만7천 달러이며 플래너리 CEO의 보상금은 그 157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이 이를 굳이 언급한 것은 증권당국의 요구에 따라 올해부터 공개가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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