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채권단·사측 '해외매각 공감'… 노조 설득 나서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금호타이어 향배가 관심인 가운데 노조를 제외하고 해외매각 불가피 쪽으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흘러가는 모양새다.
노조가 해외 매각 반대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채권단, 사측이 해외매각에 공감을 이루고 있어 노조의 최종 선택이 주목된다.
산업부 문승욱 산업혁신성장실장은 13일 국회에서 민주평화당이 개최한 '한국GM 군산공장 및 금호타이어 문제 대책 마련 간담회'에 참석해 금호타이어에 대해 "일자리 유지를 위한 차선책으로 현재 상황에서는 해외매각이 불가피하지 않으냐고 공감한다"고 밝혔다.
문 실장은 "인수기업이 있으면 국내 기업 매각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마땅한 다른 (국내)기업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실장의 이러한 발언은 금호타이어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시각과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타이어 김종호 회장도 지난 12일 해외 매각 반대 등을 주장하며 광주 광산구 영광통사거리 송전탑에서 고공농성을 하는 조삼수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지회장을 만나 해외 매각의 불가피성을 전달하고 노조에 대화를 제안했다.
김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처한 현실을 노사가 냉철하게 바라보고 대화를 통해 생존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며 "안타깝게도 현재 회사는 자력으로는 정상화가 불가능하고 외부 자본 유치와 채권단의 지원이 있어야만 법정관리를 피하고 정상화가 가능하므로 지금은 노사가 주어진 현실을 모두 인정한 상태에서 대화를 통해 대안을 찾는 게 가장 현명하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더블스타의 구체적인 인수 목적 및 조건, 투자 계획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회사의 독립경영, 3승계(고용보장, 노동조합, 단체협약), 국내공장 투자 등에 대한 회사의 핵심 요구사항을 더블스타에 전달했으며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노조에 설명했다.
백훈선 노사협력담당 상무는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회사는 기존 자구안보다 가혹한 수준의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하고, 법원이 이를 수용하면 즉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즉시 이뤄지고 만약 회생계획안과 독자 생존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법정관리 신청이 거부돼 한진해운과 같이 청산절차로 갈 수밖에 없다"고 해외 매각의 불가피성을 밝혔다.
채권단은 이미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방침을 정하고 이달 말까지 '외자유치동의서'를 포함한 '자구안'을 제출하지 못하며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지속해서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 곡성, 평택공장 노조원들은 해외 매각 반대 등을 주장하며 14일 오전 6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6시 30분까지 하루 총파업을 한다.
노조 조삼수 대표지회장은 지난 9일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철회와 4개월째 지급되지 않은 체불임금 해결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부와 산업은행의 책임 있는 당사자가 공식적으로 밝혀달라"며 "대화를 거부하고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을 강행한다면 중차대한 결정을 할 것이고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정부와 산업은행에 있음을 밝힌다"고 말했었다.
노조 관계자는 13일 "해외 매각 반대 주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노조가 해외 매각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는 한 해외 매각 과정에서 노조의 파업, 이로 인한 생산 차질 등이 예상된다.
shch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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