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유니폼 입고 첫 결승타 때린 이영욱 "사실은 사인 미스"

입력 2018-03-13 16:09  

KIA 유니폼 입고 첫 결승타 때린 이영욱 "사실은 사인 미스"
트레이드 후 첫 타석에서 결승 2루타



(광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사실은 사인 미스였습니다."
이영욱(31)은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경기에서 결승타를 치고도 '반성'부터 했다.
1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 개막전, 4-4로 맞선 상황에서 이영욱에게 기회가 왔다.
7회 초 중견수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은 이영욱은 8회 말 무사 1루에서 타석에 섰다.
마운드 위에는 두산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이 있었다.
KIA 더그아웃에서는 '기습번트' 사인이 나왔다. 최소한 발 빠른 1루주자 최원준을 2루로 보내고, 운이 좋으면 타자 이영욱도 살리는 작전이었다.
하지만 이영욱은 사인을 잘못 이해했고, 호쾌하게 스윙했다.
린드블럼의 초구 빠른 공이 이영욱의 배트에 걸렸고, 타구는 좌중간을 갈랐다.
애초 사인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 최원준은 홈을 밟았고, 이영욱은 결승 2루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KIA는 5-4로 이겼다.
경기 뒤 만난 이영욱은 '사인 미스'를 시인하며 "잘 맞은 타구가 나온 건 다행이지만, 사인미스는 정말 반성해야 한다"며 "정규시즌에는 이런 실수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 사인을 숙지하겠다"고 했다.
이영욱은 지난해 11월 투수 한기주(삼성 라이온즈)와 일대일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2008년 삼성에 입단해 한 팀에서만 뛰던 그에게 KIA 더그아웃의 사인은 낯설다.
이영욱은 "그래도 변명이 되지 않는다"며 '사인 미스'에 대해 거듭 반성했다.
하지만, 상대 에이스를 상대로 결정적인 순간에 장타를 친 장면은 KIA 코칭스태프에게 좋은 인상을 심을 수 있다.
이영욱은 "나는 주전 선수가 아니다. 오늘처럼 경기 중후반에 나와 한두 번의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며 "주전 선수와 격차를 좁히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로 자리 잡겠다"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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