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3월 들어 기온이 오르면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겨울 혹독한 한파가 위세를 부릴 때는 거센 찬 바람에 미세먼지가 쓸려가는 '청소 효과'가 나타났지만, 최근 중국에서 유입되는 따뜻한 남서풍의 영향으로 기온이 오르면서 미세먼지 농도도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13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의 초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는 지난 7일까지 대체로 20㎍/㎥를 넘지 않아 '보통'(16∼50㎍/㎥) 단계에 머물렀지만, 시일이 지나면서 점차 '나쁨'(51∼100㎍/㎥) 수준까지 치솟았다.
실제로 서울의 7일 PM-2.5 일평균 농도는 16㎍/㎥에 불과했으나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더니 12일에는 64㎍/㎥까지 치솟았다. 이날도 오후 3시 현재 '나쁨'인 51㎍/㎥를 나타냈다.
이 기간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0.7도(7일)에서 15.5도(12일)까지 상승했다. 12일 최고기온은 평년(9.9도)보다 무려 5.6도나 높았다. 최근 기온 상승은 따뜻한 남서풍의 유입이 주요 원인이다.
이처럼 미세먼지 농도는 한반도를 둘러싼 기압계 배치와 큰 연관이 있다. 기압계 배치에 따라 국내로 불어오는 바람 방향과 대기 정체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구윤서 안양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는 대기 정체에 따른 국내 대기오염물질의 영향도 있겠지만, 중국 중남부 쪽에 있는 기류가 서해안을 건너서 국내로 유입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한겨울 상대적으로 오염물질 배출시설이 적은 북쪽에서 찬 바람이 몰려올 때는 미세먼지 농도가 뚝 떨어지지만, 기압계 변화에 따라 바람이 남서풍으로 바뀌면 오염물질 배출시설이 많은 중국으로부터 미세먼지가 넘어온다는 것이다.
구 교수는 "보통 낮에 기온이 상승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오를 때는 대부분 나라 밖 오염물질이 넘어왔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다만 기온이 오른다고 무한정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향은 주로 대륙 고기압이 영향을 주는 겨울·봄 환절기에 나타나는 것이다.
봄철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에 따라 미세먼지의 출현 패턴이 바뀐다는 게 국립환경과학원의 설명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기온이 13일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보된 14일에는 전국 대부분 권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보통'으로 양호한 대기 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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