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군 발표…내전 감시단체 "주민 수천명 아프린서 대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 지역이 터키군에 포위된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군이 13일(현지시간) 시리아 아프린을 완전히 둘러쌌다고 발표했다.
터키군이 연계 시리아 반군과 함께 군사작전을 펼친 지 50여일 만이다.
터키는 올해 1월 아프린에서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몰아내는 군사작전을 전개했다.
YPG는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과 함께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수행했으나, 터키는 이 병력을 자국의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으로 여긴다.
아프린 도심 인구는 정주민과 시리아내전 피란민을 합쳐 35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일부 외신은 포위된 인구가 70만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터키군의 봉쇄를 앞두고 주민 2천명이 아프린을 벗어나 시리아군이 장악한 누불 구역으로 피란했다고 보고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터키군 진영의 공격으로 최근까지 아프린 민간인 2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터키정부는 민간인 희생 보고를 부정하면서 이날까지 YPG 대원 3천393명을 제거하거나 생포했다고 밝혔다.
터키군이 아프린 도심을 놓고 어떤 전술을 쓸지는 미지수다.
터키군과 YPG가 도심에서 격렬한 교전을 벌인다면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하다.
물리적 충돌 수위가 높지 않아도 포위가 지속되면 수십만명이 식량·물자 부족으로 인도주의 위기가 벌어질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은 민간인 피해에 우려하면서도 터키를 압박하기보다는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동(東)구타 사태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는 상반된다.
터키가 지난달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과한 시리아 휴전 결의를 무시하는 데도 비판이 잠잠하다.
서방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인 데다 난민의 유입을 막아주는 터키와 반목을 꺼린다.
아프린 주민들은 국제사회의 냉담함에 좌절감을 토로했다.
이름을 아흐메드로 밝힌 아프린 주민은 최근 AP통신에 "터키군의 파죽지세 진격에 국제사회가 침묵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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