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의 스틸' SK 김선형 "말로 표현 못 하겠다는 것이 제 소감"

입력 2018-03-13 21:43  

'천금의 스틸' SK 김선형 "말로 표현 못 하겠다는 것이 제 소감"
"1999-2000시즌 이후 18년 만에 챔피언전 우승까지 도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눈물을 참느라 혼났어요. 정말 말로 표현 못 하겠다는 것이 제 소감인 것 같습니다."
프로농구 서울 SK의 가드 김선형이 그야말로 '천금과 같은 가로채기'를 해냈다.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전주 KCC의 경기. 이기는 쪽이 정규리그 2위, 지면 3위로 밀려나는 '외나무다리 대결'이었다.
종료 21초를 남기고 SK가 1점 앞선 상황에서 공격권은 KCC에 있었다.
KCC가 시간을 흘려보낸 뒤 득점에 성공하면 그대로 KCC의 승리로 끝난다.
KCC의 안드레 에밋이 종료 4초 정도를 남기고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SK 김선형이 가로채기에 성공했고 이것으로 승부는 결정 났다.
김선형은 경기를 마친 뒤 "그동안 힘든 기억이 스쳐 지나가면서 눈물을 참느라 혼났다"며 "승리가 너무 기뻐서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발목을 심하게 다쳐 시즌을 거의 통째로 날렸다.
2월 말에야 겨우 복귀한 김선형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9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가장 중요한 순간 제 몫을 해내며 '역시 김선형'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김선형은 "사실 에밋이 (전)태풍이 형 스크린을 받아서 돌아들어 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팔을 쭉 뻗었는데 걸렸다"며 "순간적으로 넘어질 뻔했지만 공을 잘 잡아 테리코(화이트)에게 연결했고 덩크슛으로 이어지면서 경기가 끝났다"고 짜릿한 순간을 회상했다.
그는 "2점 앞선 종료 1분 전에 실책으로 공을 뺏겼기 때문에 만회하고 싶었다"며 "제가 없는 동안 순위 경쟁에서 버텨준 선수들이 너무 고마워서 다 한 번씩 안아줬다"고 웃었다.
SK는 최근 2년간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했지만 3년 만에 '봄 농구' 무대에 복귀했다.
2012-2013시즌 이후 5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노리는 김선형은 "그때보다 저도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구력도 쌓였다"며 "우리 팀도 그때는 애런 헤인즈 혼자 분투했지만 지금은 화이트도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김선형은 "SK가 마지막으로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것이 1999-2000시즌인데 그때도 정규리그 2위였다"며 "18년 만에 다시 같은 장면을 재현하자고 선수들끼리 의기투합했다"고 플레이오프를 별렀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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