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여성 CIA수장' 정보베테랑…물고문 논란 흑역사도

입력 2018-03-13 23:55  

'최초 여성 CIA수장' 정보베테랑…물고문 논란 흑역사도
지나 해스펠…비밀공작 잔뼈 굵은 실무형 정보요원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지명된 지나 해스펠(62) 부국장은 30여 년간 실무에서 잔뼈가 굵은 '정보베테랑'이다.
해스펠이 공식 취임하면 여성으로서는 최초의 CIA 수장이 된다.
1985년 CIA에 들어온 해스펠은 비밀공작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고, 스파이 총책인 국가비밀공작처(NCS)와 대테러 센터 등을 이끌었다. 영국 지부장, 중남미 지국장 등을 거치면서 해외근무 경험도 풍부하다.
정보 요원으로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2월 여성 내부인사로서는 처음으로 CIA 2인자인 부국장 자리에 올랐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 마이클 헤이든 전 CIA 국장 등 역대 정보수장도 예외 없이 해스펠의 업무능력을 인정했다.
해스펠의 유일한 '흑역사'는 일종의 물고문인 '워터보딩' 논란이다.
2001년 9·11 사태 이후, 알카에다 조직원을 비롯한 테러 용의자들을 대상으로 비밀 구치소를 설치·운영한 중심축으로 지목됐다.
이 과정에서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워터보딩을 사용하도록 하고 신문 과정의 녹화 영상을 파기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앞서 미 상원 정보위원회도 고문 관련 보고서를 통해 '한 CIA 여성 관리가 태국의 비밀감옥에서 2명의 구금자를 상대로 워터보딩을 했다'는 내용을 적시했고, 해스펠이 그 장본인으로 꼽혔다.
해스펠은 물고문 논란 속에 국가비밀공작처장 대행직에서 조기 퇴진하기도 했지만, 트럼프 정권 출범과 맞물려 CIA 부국장에 오르면서 재기의 기회를 잡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효과를 보려면 용의자에 대한 고문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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