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3각축' 무너진 미 외교·안보…트럼프가 독주하나?

입력 2018-03-14 05:40   수정 2018-03-14 06:47

'어른들의 3각축' 무너진 미 외교·안보…트럼프가 독주하나?

맥매스터-폼페이오-헤일리 新3인방 발언권 커지고 트럼프 색깔 강화될 듯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미국의 외교 수장인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전격 경질되고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후임으로 지명되면서 CIA 국장도 자연스럽게 교체돼 사실상 트럼프 정부 2기 외교·안보라인이 출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틸러슨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 세 명을 한데 엮어 칭하던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이 틸러슨의 이탈로 무너짐에 따라 향후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 색채가 더욱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이들 3인방과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을 더한 4인은 '화염과 분노' 등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목소리를 누그러뜨리면서 대북 정책 등에서 군사옵션보다는 외교해법을 우선하도록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해온 인물들이다.
이처럼 완충재 역할을 해온 '어른들의 축'이 사실상 무너짐에 따라 취임 초기와는 달리 강경파로 변한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폼페이오 지명자가 새롭게 짝을 이뤄 외교의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여기에 역시 강경파인 니키 헤일리 유엔대사도 가세해 '신(新) 3인방'으로 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무부 내 대북협상 라인도 대폭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동아태 차관보의 공석과 빅터 차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의 낙마, 대북 협상을 전담해온 조셉 윤 전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은퇴, 틸러슨 장관의 경질까지 이어지면서 대북 협상 라인의 공백이 더 길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처럼 '어른들의 축' 붕괴와 국무부 대북라인의 공백 등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사실상 '제2기 외교라인'이 새로 꾸려져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색채를 띠게 됐다.
또 폼페이오 국장이 국무부 장관으로 이동하고 지나 해스펠 CIA 부국장이 국장으로 승진 기용된 데 이어 다른 자리에도 연쇄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군 복귀설 등도 나오고 있으며 그의 사임 시 후임에 강경파의 대표격인 존 볼턴 전 유엔대사가 기용될 수 있다는 설이 돈다.



한편, 틸러슨 장관의 경질은 이른바 '동반자살 약속(suicide pact)'에 따라 백악관과 내각 개편 확대를 촉발할 수도 있다는 설도 제기된다.
미 언론에 따르면 동반자살 약속이란 틸러슨 장관-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 또는 틸러슨 장관-매티스 장관-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맺었다는 '한 명이 경질되면 모두 함께 그만둔다'는 내용의 합의지만 공식 확인된 바는 없다.



lesl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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