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40여명 배치…외신도 취재 가세…시민단체 '구속 촉구' 집회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의 출석일인 1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른 오전부터 청사 출입구 앞에 팔(八)자 모양으로 설치된 통제선 주변으로는 이 전 대통령을 취재하려는 사진·영상 취재진이 집결했다.
약 600여명의 등록 취재진 중 100여 명의 기자에게만 통제선 밖 '근접' 취재가 허용됐다. 이날 외신도 10여 곳이 몰려 이 전 대통령 소환 조사를 취재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5분 논현동 자택을 출발, 경찰의 차량 통제를 받으며 8분 만인 9시 22분께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을 이용해 청사에 도착했다.
그는 바닥에 노란 테이프로 표시된 '포토라인'에 선 후 미리 준비해온 원고를 약 1분 10초간 읽어내렸다. '국민께 죄송하다고 하셨는데 100억원대 뇌물 혐의는 부인하시는 겁니까', '다스는 누구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이날 자정부터 대검찰청 맞은편의 중앙지검 서편과 서울중앙지법 방향으로 난 동편의 차량 출입문을 모두 봉쇄하고 출입을 통제했다.
다만 취재진과 직원들이 드나들 수 있게 동편 출입구의 쪽문만 열어뒀다.
취재진은 사전에 출입 신청을 하고 허가를 받은 경우만 청사 출입이 가능했다.
이날 오전 5∼8시 동편 출입구 앞 초소에서 신분증과 출입 비표를 교환한 후 청사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검찰 직원들이 일일이 취재진의 가방을 열어 소지품을 확인했고, 소형 금속 탐지기를 이용해 몸수색도 진행했다.
청사 앞 광장에는 천막 형태의 방송 중계 부스가 가득 메웠고, 도로에는 대형 중계차와 취재 차량이 빼곡히 들어섰다.
이 전 대통령의 출석을 전후해 청사 주변에서는 시민단체 회원들의 피켓 시위도 열려 다소 혼잡한 모습을 보였다.
청사 동편과 서편 출입구 밖에서 30여명이 몰려 "정치보복을 즉각 중단하라" 또는 "이 전 대통령을 구속 수사하라" 등의 주장을 저마다 외쳤다.
청사 주변에는 경찰 3개 중대 240여명이 곳곳에 배치돼 경비에 나섰다.
다만 작년 3월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소환 당시 중앙지검 주변에만 경찰 24개 중대 1천920여명이 배치됐던 것보다는 규모가 줄어든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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