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러시아 배후의심' 의문사 14건 재수사한다

입력 2018-03-1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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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러시아 배후의심' 의문사 14건 재수사한다
재벌 자살위장설·조깅 중 돌연사 등 미스터리
"영국땅 외국정부 살인 용인안돼"…경찰·정보기관 합동수사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영국 정부가 러시아가 배후로 의심되는 자국 내 의문사 14건을 재수사한다고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앰버 러드 영국 내무부 장관은 이날 하원에 보낸 서한을 통해 "러시아가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일련의 국내 사망사건을 경찰과 (국내 사안을 담당하는) 정보기관 MI5가 재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드 장관은 "정부는 영국 영토에서 외국 정부가 관여한 살인사건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앞서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이자 내무위원회 의장 이베트 쿠퍼는 지난주 러드 장관에게 러시아 개입이 의심되는 사망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재수사 대상 목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사망사건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베레조프스키는 2013년 자택 욕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으며, 자살을 위장한 타살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는 2006년 러시아 정부에 의해 독살된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 알렉산더 리트비넨코와 역시 의문의 죽음을 맞은 러시아 출신 부호 알렉산더 펠레필리흐니의 친구다.
펠레필리흐니는 2012년 조깅을 하다가 쓰러져 숨졌는데, 분석 결과 그의 위에서 독성 성분이 검출돼 러시아 당국이 배후로 지목된 바 있다.
또한 지난 4일 이중간첩 암살시도 사건이 발생 약 일주일 만에 런던 남부 뉴몰든에서 숨진 채 발견된 러시아 출신 니콜라이 그루쉬코프 역시 베레조프스키와 절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져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앞서 영국에서는 지난 4일 러시아 이중간첩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에서 신경작용제에 노출돼 쓰러졌다.
영국 정부는 러시아 정부가 이번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을 짓고 해명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에 런던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해당 사건에 대해 공동조사를 진행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영국 정부가 발표한 러시아에 대한 보복 조처 가능성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러시아 대사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는 솔즈베리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공동 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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