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법에 따라 공정 수사하겠다" 답변…일반 승강기 이용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방현덕 기자 =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14일 출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조사실 부근에서 수사 실무를 지휘하는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짧은 면담을 거쳤다.
이날 오전 9시 22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취재진 앞에서 "참담하다. 국민께 죄송하다"는 요지의 입장을 밝힌 뒤 입구로 들어가 조사가 이뤄지는 10층으로 향했다.
올라갈 때는 중앙지검에 별도로 마련된 금색 귀빈용 승강기가 아닌 일반 승강기를 이용했다.
이 전 대통령은 10층으로 올라간 뒤 1001호 조사실로 향하는 복도에 있는 1010호 특수1부장실에서 잠시 한동훈 차장검사와 면담했다.
면담에는 직접 조사에 나설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과 송경호 특수2부장도 배석했다. 이 전 대통령 측에서도 강훈·박명환·피영현·김병철 변호사 등 변호인단이 수행비서 등과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 차장검사는 녹차를 한 잔 내주면서 10여분 동안 조사의 취지와 방식, 일정 등을 간략히 설명하고 불가피하게 늦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이 전 대통령은 "주변 상황(에 대한 고려)이나 편견 없이 조사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검찰 측에 전했다. 이에 한 차장검사는 "법에 따라 공정히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검찰 관계자는 "저희도 충분히 예의를 갖췄고, 이 전 대통령도 저희를 충분히 존중해 주셨다"고 면담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3월 21일 소환 조사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처럼 일반 승강기를 이용해 10층으로 이동한 뒤 조사실 옆의 휴게실에서 노승권 당시 1차장검사와 면담했다.
검찰은 전례에 따라 수사의 실무 책임자인 한 차장검사가 면담에 나서도록 하되, 장소는 같은 층의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인 특수1부장실로 바꿨다.
이는 검찰이 사전에 밝힌 대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다 하되 수사할 때에는 피의자로서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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