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국면서 주도적 역할 회복 모색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전격적인 외교수장 교체 사태를 겪게 된 미 국무부의 표정이 복잡하게 교차하고 있다.
트윗 해고 통보라는 초유의 방식으로 이뤄진 '렉시트'(Rex+Exit) 쇼크'로 충격에 빠진 가운데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인 실세장관 입성에 대한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외교보다는 '힘'을 통한 국제관계의 영향력 행사를 중시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와 맞물려 렉스 틸러슨 장관이 총대를 메온 국무부 국무조정과 예산감축, 이에 따른 고위 외교관 엑소더스 움직임 등으로 조직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진 상태여서다.
국무부가 '힘없는 부처'로 전락하면서 내부에서 소외론도 확산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자신의 경질이 발표된 다음 날인 14일(현지시간) 회의를 갖고 후임자인 마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대한 '순조롭고 질서있는 인수인계'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틸러슨 장관은 이달 말까지 직함을 유지하게 되지만 실질적인 이양작업은 권한대행인 존 설리번 부장관 주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국무부 관계자는 CNN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모욕을 당했던 틸러슨 장관이 모양새 좋게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이제는 과거를 딛고 앞으로 나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CNN방송은 국무부 내 복수의 고위 관리들을 인용, "지난 13개월여간의 틸러슨 체제에서 국무부의 사기저하가 심각했던 만큼 폼페이오 국장이 와서 국무부 위상을 높이길 바라는 기류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특히 국무부 안팎에서는 대통령의 절대적 신뢰를 받는 폼페이오 체제의 출범에 맞춰 대외 정책 분야에서 국무부의 역할을 키움으로써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기를 바라는 흐름이다.
최근의 한반도 해빙 무드와 맞물려 북미정상회담의 문 앞까지 온 상황에서도 국무부는 백악관과 CIA에 밀려 소외된 상태였다.
폼페이오 국장이 정상회담 준비를 총괄하게 되면서 국무부가 보다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인 셈이다.
한 국무부 고위 관리는 CNN에 "우리는 폼페이오의 성공을 바란다"며 "현재 국무부는 배고프고 굶주린 상황이어서 그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무부 직원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안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폼페이오 국장이 친정인 CIA 출신들을 수혈, 폼페이오 사단 중심으로 부처를 운영할 경우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자체를 그다지 존중하지 않아 온 대통령과 외교관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유지하느냐도 폼페이오 국장 입장에선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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