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공연 봤다고 비판받던 테헤란 시장 돌연 사임"

입력 2018-03-15 12:03   수정 2018-03-15 12:29

"무용공연 봤다고 비판받던 테헤란 시장 돌연 사임"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이란 수도 테헤란 시장이 한 행사에서 여자아이들이 장미꽃잎을 던지며 춤을 추는 공연을 봤다가 강경파의 비판을 받은 뒤 갑자기 사퇴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모하마드-알리 나자피(66) 테헤란 시장은 지난주 이슬람교에서 '어머니 날'에 해당하는 날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그곳에서 한 여성 성인(聖人)을 기리기 위해 여섯 명의 소녀가 전통 의상을 입고 장미꽃잎을 뿌리며 춤을 추는 장면을 보게 됐다.
이란에서는 여성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춤을 추는 것이 금지돼 있다. 현지 종교지도자들은 9세 이상이면 여성으로 간주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유학파인 나자피 시장은 그러나 이 춤추는 소녀들이 무대를 차지했을 때 자리를 뜨지 않았다.
당시 현장 영상은 소녀들이 춤을 추며 빙글빙글 돌면서 한 어른에게서 장미꽃잎이 담긴 바구니를 건네받을 때 나자피 시장은 서류 업무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영상에는 관중들의 열광적인 환호 소리도 포착됐다.
그러나 이 영상을 본 현지 강경파들은 격분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뉴스통신은 이 행사를 "음란한 기념행사"라고 표현했다.
한 영향력 있는 종교지도자는 이번 무용공연은 기려야 할 시파아 성인의 명예를 더럽히기 위해 적들이 계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자피 시장은 춤을 춘 소녀들은 모두 9살 미만의 아이들이라면서 이번 행사에 이들의 무용공연이 포함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자기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테헤란 검찰은 나자피 시장을 소환했고, 나자피 시장과 같은 개혁 성향의 정치인들이 다수인 테헤란 시의회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나자피 시장은 결국 지난 14일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한 시의원이 파르스통신에 전했다. 또 다른 시의원은 나자피 시장이 건강 문제를 이유로 사의를 밝혔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테헤란 시의회가 만장일치로 선출한 나자피 시장은 2005년 이래 테헤란 시장직을 맡은 첫 개혁 성향 인사다.
NYT는 "장미꽃잎을 던지며 춤춘 소녀들이 테헤란 시장의 경력을 끝내게 했을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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