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양·샤바오룽 라인, 대만·홍콩 정책도 강경해질 가능성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새롭게 지도부 구성을 마친 중국 최고의 정책자문 기구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에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그늘이 깊게 드리워져 있다.
15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의 신임을 받고 있는 정치국 상무위원 왕양(汪洋) 부총리가 전날 정협 위원 2천144명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정협 주석에 올랐고 시 주석 친위대인 샤바오룽(夏寶龍·66) 전 저장(浙江)성 서기가 정협 비서장 겸 부주석에 앉게 됐다.
당초 셰푸잔(謝伏瞻·63) 허난(河南)성 서기가 정협 비서장 물망에 오르내렸던 것과는 전혀 딴판의 결과였다.
샤바오룽은 지난해 4월 저장성 서기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환경자원보호위원회 부주임으로 옮긴데 이어 19차 당대회에서는 중앙위원에서도 탈락하며 '2선'으로 물러나는 것으로 여겨졌던 인물이다.
그랬던 그가 돌연 정협 업무를 실무적으로 총관리하며 24명의 부주석단 가운데 수석 자리인 정협 비서장으로 복귀한 것이다.
베이징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샤바오룽은 오랫동안 고향인 톈진(天津)시에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간부, 구청장, 부시장까지 지내고 2003년 저장성 부서기로 옮겨갔다.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를 맡고 있을 때였다.
시 주석 집권이 시작되던 2012년에 샤바오룽은 저장성 서기로 올라 작년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가 유명해진 것은 기독교 탄압 때문이었다. 2013년부터 노후 주택, 공장 지구 재개발과 불법 건축물 철거 사업을 추진하며 저장성내 2천여곳의 기독교 교회와 십자가를 뜯어내며 유혈 충돌사태를 빚어지기도 했다.
앞으로 대만, 홍콩 문제도 관여하는 정협 업무에서 샤바오룽이 시 주석의 신임을 등에 업고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왕양 신임 정협 주석 역시 그간 통상외교와 빈곤퇴치 사업 등을 진두지휘하며 시 주석의 신임을 얻은 뒤로 시 주석이 구상하는 정책실행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왕양과 샤바오룽 모두 공청단에서 공직을 시작했지만 별다른 정파적 색채 없이 시 주석 인맥으로 돌아섰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24명으로 구성된 정협 부주석단은 모두 14명이나 '물갈이'되며 '시진핑 권력'이 강하게 반영됐다.
장칭리(張慶黎), 완강(萬鋼) 등 10명만 부주석에 유임됐고 샤바오룽과 함께 류치바오(劉奇보) 전 중앙선전부 부장,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등 시진핑 1기의 주력 14명이 새롭게 부주석단에 진입했다.
당초 정협 비서장으로 거론됐던 셰푸잔 허난성 서기가 정협 상무위원 선출에 그친 것도 주목된다.
그는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로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부주임과 국가통계국 국장을 거쳐 2008년 국무원 연구실 주임을 지내며 원자바오(溫家寶) 당시 총리의 수석 책사로 여겨졌던 인물이다.
2013년 허난성장에 이어 허난성 서기를 맡고 있던 그는 최근 정협 비서장은 물론 새 인민은행장 후보로도 물망에 올랐으나 정협 상무위원으로 내려앉으며 허난성 서기 자리에서도 물러나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300명의 정협 상무위원에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조카 우즈밍(吳志明) 전 상하이 정협 주석, 뤄즈쥔(羅志軍) 전 장쑤(江蘇)성 서기, 주샤오단(朱小丹) 광둥(廣東) 성장, 판첸 라마 등도 포함돼 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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