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때 감정 조절 어려울 정도 눈물…결승 못 간 에이스 자책감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메달 따겠다'는 약속 지키겠다는 결연한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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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승리가 너무나 간절했고, 아버지와 약속을 했었고…. 비록 결승에는 못 갔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메달을 꼭 따겠다."
'빙판 위 메시'로 불리는 정승환(31·강원도청)은 15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장애인 아이스하키 준결승에서 캐나다에 0-7로 져 결승 진출이 좌절되자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정승환은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진행된 인터뷰 직전 북받치는 울음 때문에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했다.
울먹울먹한 상태로 인터뷰에 응한 정승환에 '눈물의 의미'를 묻자 대표팀의 에이스로서 제 몫을 못했다는 자책감을 들었다.
그는 "1피리어드에 잘 안 됐고, 내 실수로 실점하는 바람에 죄송하다"면서 "그래도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응원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언급했다.
자신이 한 골도 넣지 못해 7점 차 대패로 이어졌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캐나다는 좋은 팀이기 때문에 경기가 쉽지 않으리라고 예상했지만, 초반 실점 후 많이 흔들렸고, 만회골을 넣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또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약속도 떠올렸다.
5세 때 집 근처 공사장에서 놀다가 떨어진 파이프에 깔리면서 한쪽 다리를 잃은 정승환은 2014년 소치 패럴림픽 1년 전에 폐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소치 대회 메달을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소치 대회 7위에 그치면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4년 후인 이번 평창 대회로 미뤘다.
이날 캐나다와 4강에서 이겼다면 은메달을 확보할 수 있었기에 패배의 아쉬움이 더욱 컸다.
하지만 17일 미국 또는 이탈리아와 동메달 결정전이 남아있기 때문에 낙담하기에는 이르다.
그는 "3-4위전 상대가 이탈리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탈리아는 많은 경기를 해봤기 때문에 꼭 메달을 딸 테니 끝까지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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