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각국이 사회 다방면에 걸친 중국의 영향력 침투를 경계하고 있는 가운데 미 의회가 중국의 해외 문화전파기관인 공자학원을 겨냥한 입법조치에 나섰다.
14일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미 하원은 조 윌슨 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주도로 미국 대학에 부설된 공자학원에 대해 외국 대행기관(FOREIGN AGENT)으로 등록토록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공자학원은 중국 교육부가 세계 각국의 대학들과 연계해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세운 비영리 교육기관이다. 한국에도 다수 설립돼 있다.
이 법안은 공자학원을 구체적으로 지목하고 있지 않으나 발의자인 윌슨 의원은 법안이 공자학원에 적용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공자학원은 현재 미국 내 100여 대학에 언어와 문화 강좌를 개설하고 있으나 근래 중국 공산당의 노선과 어긋나는 의제들에 대한 토론을 규제하려는 움직임과 관련해 학문의 자유 차원에서 당국의 주시를 받아왔다.
윌슨 의원의 법안은 미국 내 외국 로비스트들의 활동을 투명화하기 위한 외국 로비스트등록법(FARA)의 규정을 더욱 명확히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FARA는 미국 내에서 특정국의 이익이나 홍보활동을 하는 기관이나 개인은 법무부에 등록하고 활동범위와 자금원 등을 밝히도록 규정하고 있다.
FARA는 해당 기구나 개인의 활동을 금지하지 않으며 활동과 자금원의 투명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 FARA 규정은 '선의의 학술 목적' 단체에는 등록 의무 예외를 두고 있으나 '선의'의 규정이 명확하지가 않다.
새 법안은 따라서 '선의의 학술단체' 규정을 재정의해 외국 정부의 어젠다를 홍보하기 위해 외부 자금지원을 받는 단체들을 예외 조항으로부터 제외하기 위한 것이다.
법안이 확정되면 공자학원은 선의의 학술단체가 아닌 외국 정부의 어젠다를 홍보하기 위한 로비 조직으로 취급받게 된다.
윌슨 의원은 "(법안의)목적은 외국 대행사들의 투명성에 있으며 미국인들은 그들이 선전활동을 벌이고 있음을 알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는 근래 중국 정부로부터 자금지원을 받는 각종 미국 내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 플로리다)이 주내 공립학교들에 공자학원을 폐쇄할 것을 촉구하면서 국내외로 언론 탄압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의 공세적 캠페인이 미국 교실에 침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지난주에는 세스 물턴 하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이 주내 40여 대학에 편지를 보내 역시 공자학원의 폐쇄를 촉구했다.
중국 공산당은 공개적으로 공자학원의 선전 목적을 인정한 바 있다. 리창춘(李長春) 당시 정치국 상무위원은 공자학원이 중국의 해외 선전체제의 중요한 부분임을 공언했었다.
미 의회가 공자학원을 겨냥해 입법 조치를 취하고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