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영 "'마더', 실제 엄마로서 눈물 많이 쏟은 작품"

입력 2018-03-15 17:31   수정 2018-03-16 09:26

이보영 "'마더', 실제 엄마로서 눈물 많이 쏟은 작품"
"시대가 변하면서 결혼 후에도 연기…여성들의 '공감' 덕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실제 3살짜리 딸을 둔 엄마로서 이보영에게 '마더'는 남다른 작품이었다.
배우 이보영(38)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가진 tvN 수목극 '마더' 종영 인터뷰에서 "행복했다. 마지막 촬영 후에는 눈물도 정말 많이 쏟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왔지만 아동학대를 당하는 혜나(허율 분)를 만나면서 자기 안의 모성을 발휘하고, 나아가 늘 자신 곁에 있었던 '두 명의 엄마' 영신(이혜영)과 홍희(남기애)의 사랑도 깨닫는 수진을 맡아 극을 끌었다.
"처음 '마더'를 접했을 때, 제가 아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돼서 아동학대 기사만 보면 통곡하고 그럴 때였어요. 그래서 이 작품을 꼭 하고 싶었죠." 이보영은 "괴로운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도 인터뷰 내내 작품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학대받던 혜나에서 수진의 딸 윤복이가 된 허율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정말 딸을 말하듯 애정을 듬뿍 담아 설명했다.
"율이는 어느 순간부터 윤복이 그 자체였어요. 촬영 전에는 그렇게 장난 치고 놀다가도 촬영을 시작하면 갑자기 눈물이 났어요. 처음부터 '심각하게 연기해야지'라고 생각했다면 현장이 매우 힘들었겠지만 그렇지 않아서 오히려 자연스러웠어요. 윤복이도 마지막 촬영하고 그렇게 울더라고요. 끝내기 싫다고."
두 명의 어머니였던 이혜영과 남기애에 대해서도 이보영은 감사를 표했다.
"이혜영 선배님은 정말 '리스펙트'(respect)예요. 같이 연기할 때마다 어떻게 하실까 예상해서 가지만 늘 다르게 연기하셨죠. 뼛속까지 배우이신 분이에요. 선생님과 찍는 신(scene)은 정말 재밌었어요. 남기애 선배님은 카메라가 돌아가든 안 돌아가든, 계속 눈물을 흘리고 계셨어요. 몰입하신 거죠. 저도 극에서 홍희 엄마와 처음 만났을 때 콧구멍까지 다 벌려가며 울게 되더라고요."



'마더'는 원작 이상으로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극본, 연출과 이보영을 비롯한 전 출연진의 호연에 힘입어 오는 4월 프랑스 칸에서 열릴 'MIPTV(세계 영상 콘텐츠 마켓) 2018'의 메인 행사인 '제1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되기도 했다. 특히 아시아 작품으로서는 유일하게 공식 경쟁부문에 올라 화제가 됐다.
레드카펫을 밟게 된 이보영은 "원작에서 아동학대 부분을 어떻게 가져올지와, 스릴러 요소가 가미되는 부분에 대해 처음에는 우려도 됐는데 현장 가서 싹 사라졌다. 카메라 감독님도 같이 울며 몰입할 정도로 '공동작업' 한 덕분에 좋은 성과를 얻은 것 같다. 이런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큰 복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는 '엄마'에 대한 강압적인 시선이 많다. 사소하게는 엄마가 아기띠를 하면 당연하고, 아빠가 하면 대단하다고 하는 것 같은 것들이 그렇다. 또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런 다양한 메시지들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2002년 CF로 데뷔한 이보영은 영화 '우리 형'(2004), '비열한 거리'(2006), '원스 어폰 어 타임'(2008),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2009), '나는 행복합니다'(2009)와 드라마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2004~2005), '서동요'(2005~2006), '아테나-전쟁의 여신'(2010~2011), '적도의 남자'(2012), '내 딸 서영이'(2012~2013), '너의 목소리가 들려'(2013), '신의 선물-14일'(2014), '귓속말'(2017)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입증했다.
특히 배우 지성과 2013년 결혼한 후 부부가 함께 드라마부터 광고까지 섭렵하며 결혼 전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대가 많이 변하긴 했어요. 남편과 교제하는 게 알려졌을 때만 해도 남편과 달리 저는 캐스팅이 힘들었던 게 사실이에요. 그래도 저희 부부를 시작으로 예전보다는 부부 연기자를 분리해서 봐주시지 않나요? 여성 분들은 특히 저를 각자 자신에게 대입해 공감해주시는 것 같기도 하고요. 결혼도 출산도 연기도 잘 지나온 저는 참 운 좋은 사람입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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