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거운 이집트 대선…투표율 높이기에 집중

입력 2018-03-1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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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거운 이집트 대선…투표율 높이기에 집중
엘시시 대통령 당선 유력하지만 투표율 낮으면 '부담'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대통령 선거를 앞둔 이집트가 투표율 높이기에 부심하고 있다.
이집트 재외국민은 오는 16∼18일 투표에 참여하고 국내에서는 이달 26∼28일 투표가 진행된다.
압델 파타 엘시시(64) 이집트 대통령과 무사 무스타파 무사(66) '가드(내일)당' 대표 등 2명에 선거에 출마한 가운데 관심은 투표율로 모아진다.
엘시시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카이로의 내무부 본부에서 고위간부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권자들에게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고 이집트 일간 '이집션가제트' 등 현지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이집트 국민은 국가를 건설하고 국가의 자유, 안전,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다른 후보인 무사 대표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이집트인의 적극적인 선거 참여가 테러리스트 집단 등의 장애물을 극복할 것이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다른 정당들도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유도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의회에서 65석을 차지하고 있는 자유이집트당은 이달 10일 대중 집회를 열고 시민들에게 투표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엘시시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이 투표율에 부쩍 신경 쓰는 것은 대선 열기가 뜨겁지 않다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대선에서는 엘시시 대통령의 재선이 무난히 성공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야권에서 대선 후보로 꼽혔던 유명 인사들이 체포 등으로 잇따라 낙마했고 무사 대표는 사실상 '들러리 후보'라는 평가가 많다.
후보로 나서기 전에 엘시시 대통령을 지지했던 무사 대표는 이집트 국민 사이에 인지도가 낮은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공식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된 이후에도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이집트 곳곳에는 엘시시 대통령과 무사 대표의 사진을 담은 선거 현수막이 붙었지만, 여느 민주선거와 같은 '공약 대결'을 찾아보기 어렵다.


결국, 투표율에 민심이 일정 부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엘시시 대통령이 2014년 대선에서 당선됐을 때 투표율은 47.5%를 기록했고 득표율은 97%로 집계됐다.
투표율이 4년 전보다 낮게 나올 경우 경제난 등으로 엘시시 정권에 대한 불만이 커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구나 이번 선거를 앞두고 일부 야당들은 선거의 불공정성을 주장하며 유권자들에게 '대권 보이콧'을 촉구한 바 있다.
카이로 시민 무함마드(40)는 "엘시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젊은층에서 상대적으로 낮다"며 투표율이 저조하게 나올 경우 정권에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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