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개입·사이버공격' 러시아 개인·단체 추가 제재(종합)

입력 2018-03-16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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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개입·사이버공격' 러시아 개인·단체 추가 제재(종합)
"개인 19명, 단체 5곳 제재 대상 지정"…러시아 "보복 조치 준비 착수"


(워싱턴·모스크바=연합뉴스) 강영두 유철종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16년 미 대선 개입을 이유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미 재무부는 15일(현지시간) 미 대선개입과 각종 사이버 공격 등의 혐의로 러시아 개인 19명과 5개 단체를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정부는 러시아의 미 선거 개입 시도를 포함해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과 중요 기반시설 침입 등 악의적인 사이버 행위에 맞서고 있다"고 제재 배경을 설명했다.
제재 대상에는 러시아 군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 소속 해커들이 포함됐다. 또 제재 대상 19명 중 13명은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이 지난달 기소한 러시아 인사들과 동일 인물이다.
GRU는 대선개입 공작의 본거지 역할을 한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의 배후로 의심받는 기관이다.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본사를 둔 IRA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분쟁을 조장하는 글이나 댓글을 의도적으로 남기는 일을 하는 '트롤 팜'(troll farm) 역할을 했다.
뮬러 특검팀은 지난달 기소장에서 "IRA에서 일한 러시아인들은 미국인과 접촉해 그들의 정치적 성향 등을 파악하고 신원을 도용해 소셜 미디어에서 가짜 계정을 만들어 분열 조장 활동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6월 전 세계를 긴장시킨 랜섬웨어 '낫페티야'(NotPetya) 공격도 러시아 제재의 배경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미국은 낫페티야 확산을 러시아 소행으로 보고 있다.
제재 대상이 된 단체에는 GRU와 IRA,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 등이 포함됐다.
이번 제재는 '러시아 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으로 영국이 러시아 제재를 발표하고 동맹국들에 지지와 강경 대응을 촉구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통화하고 "미국은 가장 가까운 동맹국과 동일 선상에 있다"며 영국 정부에서 수사를 요청하면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서명한 '미국의 적들에 대한 제재 조치를 통한 대응법'(Countering America's Adversaries Through Sanctions Act) 일명 '러시아·이란·북한 제재 패키지법'을 러시아에 적용한 첫 사례다.
미 재무부는 이 법에 따라 앞서 지난 1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연계된 러시아 고위 관료와 올리가르히 명단, 그들의 소득원과 부패 문제 등을 다룬 '크렘린 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하며 대러 제재를 예고했었다.
그러나 이후 대러 추가 제재에 나서지 않아 러시아의 대선개입을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미국은 대선 직후인 지난 2016년 12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이유로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는 고강도 제재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러시아는 이날 미국의 추가 제재에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타스 통신에 "이는 모두 전혀 근거 없고 현실성 없는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주장을 둘러싼 또 다른 정치적 성격의 군무(群舞)"라면서 "러시아는 이미 미국의 추가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의 제재는 예상했던 것이라면서 "미국이 대러 제재를 가할 근거는 없으며 있을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k02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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