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와 갈등 폴란드에서도 원정 참가…급속도 우경화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내달 8일 총선을 치르는 헝가리에서 대규모 친정부 집회가 열렸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헝가리 혁명기념일인 15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에서는 빅토르 오르반 총리 지지자 수만 명이 모여 시내를 행진했다.
한쪽에서는 반정부 집회도 열렸지만, 참가자 규모는 친정부 집회 참가자 규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친정부 집회 참가자들은 오르반 총리의 이름을 연이어 외치며 정부의 반난민 정책에 지지를 나타냈다.
이날 집회에는 폴란드 여당 법과 정의당(Pis) 지지자 수천 명도 참가했다.
헝가리와 폴란드는 유럽연합(EU)의 난민 분산 수용 정책을 비판하면서 EU가 회원국에 할당한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헝가리가 유럽을 지킨다" "우리는 빅토르를 지지한다" "신이 좌파 이데올로기로부터 헝가리와 폴란드를 보호하기를" 등의 글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집회에 참가한 한 50대 여성은 AFP 통신에 "우리는 여기서 안전하다. 거리에는 단 한 명의 난민도 돌아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
집권 여당인 피데스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오르반 총리는 3연임에 성공하면서 4선 총리가 된다. 그는 1998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총리가 돼 4년간 헝가리를 이끌었다.
최근 헝가리 남부 호드메죄바샤르헤이 시장 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야당 연합 후보에 패하는 등 이상 징후가 보이기는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여당 피데스는 다른 정당들을 압도하고 있다.
반면 오르반 총리 사위의 스캔들은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사위 소유의 회사가 가로등 설치 사업권을 따내면서 EU 부패감독청이 EU기금 회수를 집행위원회에 권고하기도 했다.
주요 미디어를 총리 측근 인사들이 장악하고 정부 비판 언론에는 광고비를 삭감하면서 반대 여론을 잠재운 탓에 EU에서는 헝가리의 반민주화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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