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의회, 3개월 만에 쿠친스키 대통령 탄핵 재추진

입력 2018-03-16 04:03  

페루 의회, 3개월 만에 쿠친스키 대통령 탄핵 재추진
뇌물수수 의혹 등 '도덕적 무능' 이유…내주 최종 결론 예상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페루 의회가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다시 추진한다고 카날 N 방송 등 현지언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야당이 장악한 의회는 이날 쿠친스키 대통령이 브라질 대형 건설사 오데브레시와 관련된 부패 스캔들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 발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87표 대 반대 15표로 가결했다. 기권표는 15표였다.
실제 탄핵이 이뤄지려면 전체 의원 130명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최소 87명의 의원이 찬성해야 한다.
탄핵 표결에 앞서 쿠친스키 대통령의 최후 변론은 오는 22일을 전후로 이뤄질 전망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탄핵안 가결을 점치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쿠친스키 대통령의 '도덕적 무능'을 내세운 야권의 탄핵 재추진은 3개월 만이다. 민중권력당 등 야권은 지난해 12월 브라질 대형 건설사 오데브레시의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쿠친스키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했다.
쿠친스키 대통령은 그러나 전체 130석 중 탄핵 가결 정족수인 3분의 2에 해당하는 87표에 9표가 모자라 탄핵을 가까스로 모면한 바 있다.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는 쿠친스키 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탄핵을 모면하려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아들인 켄지 의원과 후지모리의 사면 뒷거래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쿠친스키 대통령은 공교롭게도 탄핵 표결 사흘 뒤인 성탄절 전날에 인도적인 이유를 들어 반(反) 인권, 부패 범죄 등으로 복역 중인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사면했다.
친 시장주의 우파 성향의 쿠친스키 대통령을 겨냥한 탄핵위기는 그가 운영하는 컨설팅 업체가 오데브레시 컨소시엄으로부터 78만2천 달러(약 8억5천만 원)의 자문 수수료를 받는 등 2004년부터 2013년까지 500만 달러(약 54억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쿠친스키 대통령은 부패 의혹을 토대로 한 야권의 탄핵 표결 추진을 '정치적 쿠데타'로 규정하면서 퇴임을 거부하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왔다.
쿠친스키 대통령이 탄핵당하면 마르틴 비스카라 부통령 겸 캐나다 대사가 대통령직을 대행한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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