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수치의 그림자' 틴 초, 대통령 2년간 건강만 나빠졌다

입력 2018-03-16 10:29  

'아웅산수치의 그림자' 틴 초, 대통령 2년간 건강만 나빠졌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최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미얀마의 첫 문민 대통령 틴 초(71)의 모습은 눈에 띄게 수척했다.
2년 전 취임 당시와 비교하면 부쩍 노쇠한 모습이다. 안색은 창백하고 살이 많이 빠진 탓인지 웃을 때면 입 주변과 볼에 깊은 주름이 확연하다.
미얀마 독립 언론인 이라와디는 16일 자 사설을 통해 틴 초 대통령의 당선 후 2년을 평가했다.
사설의 요지는 틴 초가 1962년 이후 미얀마에서 탄생한 첫 문민 대통령으로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사설은 틴 초가 미얀마 헌법이 보장하는 최고의 지위인 대통령 자리에 앉고도 '더 레이디'로 불리는 실권자 아웅산 수치의 그늘에 가려져 '꼭두각시 대통령'으로 살아왔다는 비판론자들의 시각을 강조했다.



수치는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외국 국적의 가족 때문에 대통령이 되지 못했고, 결국 오랫동안 자신을 보좌해온 '오른팔' 틴 초를 대통령으로 내세웠다.
대통령 후보 자격을 갖추지 못한 수치도 '대통령 위의 통치'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그 계획대로 '국가 자문역'이라는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 국정을 주도했다.
형식상 틴 초가 주도하는 미얀마의 문민정부는 장관직을 수행할만한 인력풀이 부족했던 탓에 테인 세인 전 대통령의 '반(半) 문민정부' 출신 인사들을 대거 기용해 도마 위에 올랐다.
구정권 출신의 고위 인사들은 수치가 주도하는 문민정부의 개혁에 저항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이는 여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내부 비판도 촉발했다.
NLD 소속 유력 정치인이자 수치의 측근인 윈 테인은 "우리는 늙은 말에 올라탄 기수다.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그들은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는 말을 듣지만, 등을 돌리면 딴짓을 한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틴 초의 문민정부는 수치가 최대 과제로 제시한 소수민족 분쟁 해소를 위해 전력을 기울였지만 큰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주목해온 로힝야족 차별 문제를 방치하면서 국제적인 비난해 직면했고, 자칫 국제법정에 설 수도 있는 상황에 몰렸다.
틴 초는 2016년 취임사를 통해 "국민의 희망에 부응할 것이며, 국가원수로서 국가적 화해와 평화 재건에 힘쓰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실상 지난 2년간 틴 초가 이끄는 미얀마 문민정부가 이뤄낸 구체적인 성과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이라와디는 비판했다.
그러는 사이 틴 초 대통령은 인근 태국에서 2차례 대장내 용종 제거 수술을 받았고, 한때 공식행사 참여가 줄어들면서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실권자인 수치는 지난해 NLD 정부 출범 1주년 기념사를 통해 '온전한 문민정부'가 유지되는 것 자체가 큰 성과이자 변화라고 역설했다.
이라와디는 "이런 수치 자문역의 주장이 사실이긴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우리는 지난 2년의 세월보다 좀 더 진전된 상황을 이뤄내야 한다"고 끝을 맺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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