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노조 추천 이사엔 '찬성'…그룹 오너 이사 재선임 '무더기' 반대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전명훈 기자 =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16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의 3연임 안건에 대해 주주들에게 '반대'를 권고했다.
이 연구소는 이날 발표한 하나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김 회장은 채용 및 인사 비리에 대한 직간접적인 최종 의사결정자로,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1심 재판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독일 생활에 도움을 준 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장 인사와 관련해 "김 회장이 하나은행에 부당한 지시를 한 인사 비리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인사 비리가 강요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회사 내부규정 등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인사를 진행해 회사 평판을 훼손한 책임은 작지 않다"고 반대를 권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하나은행은 13건의 채용비리가 있어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김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으로 하나금융 채용비리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국내 민간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도 전날 김 회장의 3연임 안건에 대해 부당한 영향력 행사 의혹을 이유로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또 셀트리온, 롯데쇼핑, 효성 등에 대해서도 주총 의안 분석 보고서를 내고 그룹 회장의 재선임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다.
먼저 서정진 회장의 셀트리온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관련해서는 "서 회장이 회사의 사업 기회를 유용해 수혜를 입은 지배주주"라고 지적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업무 관련 불법행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다"는 점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은 "횡령 등과 관련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는 이유에서 각각 이들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사업 기회를 이용해 수혜를 입은 지배주주 일가의 이사 선임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한편 연구소는 KB금융지주 노조가 주주제안으로 추천한 권순원 후보의 KB금융 사외이사 선임 건에 대해서는 '찬성'을 권했다.
연구소는 "기본적으로 주주제안 후보가 (이사회 추천 후보보다) 독립적이고 경영감시 역할을 해야 하는 사외이사로서 더 적합하다"며 "후보로 추천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인사 전문가로 이사회의 전문성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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