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新르네상스' 덕에 침체됐던 유통업계 '함박웃음'

입력 2018-03-1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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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新르네상스' 덕에 침체됐던 유통업계 '함박웃음'
생활환경 변화로 건조기·스타일러·공기청정기 매출 급증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정부의 규제 강화와 쇼핑 트랜드 변화로 성장률이 정체된 유통업계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가전 신(新)르네상스' 덕에 모처럼 웃고 있다.
생활환경 변화와 연이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 개최 등으로 에어컨, TV, 세탁기 같은 전통적인 대형가전부터 건조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같이 새롭게 주목받는 가전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가전 매출이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1일까지 이마트의 가전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32.2% 고성장하며, 전체 매출 신장률인 5%보다 6배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런 성장세 덕에 이마트 전체 매출에서 가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월 1일∼3월 11일 8.1%에서 올해 같은 기간 10.2%로 늘어나 신선식품, 가공식품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주목받는 건조기·스타일러는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385.3% 급증했고, 잦은 미세먼지 발생의 영향으로 공기청정기 매출도 385% 늘었다.
공기청정기의 경우 갈수록 더 넓은 평수에 적용이 가능한 고가의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고객 1인당 구매단가가 작년보다 20만원가량 증가했고, 앞으로도 매출 규모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월 동계올림픽, 6월 월드컵, 8월 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연달아 열리면서 더 선명하고 시원한 화질로 경기를 즐기려는 소비자 수요 증가로 50인치 이상 대형TV 매출도 62.1% 급증했다.
백화점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11일까지 롯데백화점 전체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5.4%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가전 매출은 32.8% 고성장하면서 전체적인 성장률을 견인했다.
건조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 생활환경 변화와 관련한 가전제품의 매출이 300% 이상 급증했고, 평창 동계올림픽 수요로 TV 매출도 47.8% 껑충 뛰었다.
다이슨, 밀레 등 수입 청소기 매출도 66.2% 늘어났다.
3월 들어 갑자기 온화해진 날씨 덕에 에어컨 판매가 증가한 것도 눈에 띈다.
3월 1∼11일 롯데백화점 에어컨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6.9% 늘어났는데, 수도권 23.6%, 지방 28.6% 증가해 날씨가 따뜻한 지방에서 더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가전 新르네상스' 현상이 최근 달라진 생활환경과 라이프스타일 변화, 대형 스포츠 이벤트 개최 등 복합적 영향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미세먼지가 한반도 상공을 뒤덮다 보니 건강을 걱정한 소비자들이 공기청정기 구매에 나섰고, 빨래를 실외에 내걸기 어렵게 되면서 건조기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옷을 빨지 않고 간단하게 정돈해주는 스타일러의 매출 호조세 역시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함께 외출 때 미세먼지로 더럽혀진 겉옷을 매일같이 빨기 어렵다는 점이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미세먼지 증가 등 생활환경 변화와 달라진 라이프스타일 덕에 다양한 가전제품의 매출이 많이 증가했다"면서 "가전제품이 저성장으로 애로를 겪고 있는 유통업계의 새로운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passi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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