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최초 '안심통학버스' 사업 성공할까…어린이집 참여율 저조

입력 2018-03-19 07:30  

인천 최초 '안심통학버스' 사업 성공할까…어린이집 참여율 저조
'내 아이는 맨 나중에…' 어린이집, 학부모 민원 우려해 참여 기피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인천시 연수구 관내 어린이집들이 다음 달 인천에서 처음 시행되는 '안심통학버스' 사업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통학버스의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게 될 학부모의 빗발치는 민원을 우려해서다.
인천시 연수구는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협약을 맺고 인천에서는 처음으로 내달부터 안심통학버스 사업을 벌인다고 19일 밝혔다.
이 사업은 어린이집 통학버스의 각종 정보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APP)으로 학부모와 어린이집에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통학버스에 설치된 통신형 운행기록계 등의 장비로 학부모는 통학버스의 위치와 자녀의 승·하차 여부 등을 알 수 있으며, 어린이집에는 버스의 운행 상태와 운전자의 운전습관 정보를 제공한다.
통학버스의 과속·급정지·급감속 여부를 파악할 수 있고, 운전자 부주의로 인한 교통사고도 예방할 수 있어 학부모들은 사업 참여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연수구 관계자는 "등·하원길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학부모의 걱정을 덜어주고자 이 사업을 하게 됐다"며 "사업비용(20인승 통학버스 기준 50만∼60만원)도 모두 구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기대가 크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어린이집들은 안심통학버스 사업 참여에 주저하는 모양새다.
연수구는 다음 달 시범시행을 앞두고 사업 참여를 바라는 어린이집을 모집했지만, 통학버스를 보유한 관내 어린이집 79곳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31곳(39%)만이 참여를 희망했다.
사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버스의 위치 등 정보를 빌미로 학부모들의 민원이 빗발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는 게 어린이집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어린이집 원장 A씨는 "대부분의 학부모는 자녀가 통학버스에 오래 탑승하는 것을 꺼린다. 학부모들은 서로 자신의 아이를 제일 마지막에 태워달라고 한다"며 "버스위치가 실시간으로 제공되면 아이가 버스에 탑승하는 순서를 빌미로 항의가 쏟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어린이집 원장 B씨는 "통학버스 운영에 대한 현실적인 이해가 없는 학부모들이 버스의 모든 정보를 받게 되면 버스 운행의 일거수일투족을 어린이집에 문의하게 될 것"이라며 "아이들 안전을 위해 버스 내부에 CCTV도 설치했지만, 안심통학버스 도입은 꺼리게 된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연수구 관계자는 "사업에 대한 어린이집들의 우려를 청취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이 안전을 위해 도입하는 것이니만큼 학부모와 어린이집 원장들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개최해 역효과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tomato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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