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내전 7년된 날, 희망은 없었다…남북 두 전선서 '대탈출'

입력 2018-03-16 17:56  

시리아내전 7년된 날, 희망은 없었다…남북 두 전선서 '대탈출'
북서부 쿠르드 도시서 3만명, 수도 부근 반군지역서 1만3천명 피란
터키 에르도안, EU의회 철군 요청 일축…시리아군 동구타 공습 지속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내전이 만 7년이 된 날 시리아 전선 2곳에서
'대탈출'이 벌어졌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 도시 아프린 일대에서 24시간 동안 3만명이 시리아정부 관할 지역으로 피란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아프린은 터키군에 사실상 포위됐으며 남동부 일부 통로가 주민 탈출을 위해 열려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터키군의 도시 공습이 시작된 후 14일부터 3만명 이상이 아프린에서 도망쳤다"고 말했다.


시리아군 관할 지역으로 연결되는 길에는 가족과 이웃을 태우고 짐을 잔뜩 실은 차량과 수레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운송수단이 없는 주민들은 무거운 짐을 메고 진 채 아이들과 함께 걸어서 도시를 빠져나갔다.
아프린 병원장에 따르면 도시의 통신과 전기가 끊겼고, 식량과 물도 거의 바닥났다.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는 14일 하루 주민 1만명이 피란했다고 확인했다.
아프린 YPG 대변인 브로시크 하사케는 "공습과 포격이 멈추지 않아 피란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유럽의회는 폭력의 소용돌이가 확산될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터키를 향해 시리아에서 철군하고 시리아 사태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라고 요구했다. 유럽의회의 이날 결의는 구속력 없이 터키의 자체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유럽의회 결의에 코웃음을 쳤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너무 흥분하지 말라"며 "우리는 할 일을 마칠 때까지 아프린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 말은 그저 한 귀로 듣고 다른 귀로 흘리면 된다"고 일축했다.
터키는 올해 1월 아프린에서 YPG를 몰아내는 군사작전을 전개했다.
YPG는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을 도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수행했으나, 터키는 이 세력을 자국의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으로 여긴다.


시리아 남서부, 수도 부근 반군 지역 동구타에서는 대탈출이 이틀째 이어졌다.
동구타에서 15일 하루에만 1만3천명이 고향을 버리고 시리아정부 관할지역으로 탈출했다. 엑소더스가 벌어진 지역은 반군 조직 '파일라끄 알라흐만'이 통제한 함무리예 구역이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파일라끄 알라흐만이 함무리예에서 철수했고, 시리아군이 이 구역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16일에도 2천명이 동구타에서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러시아·시리아군은 지난달 18일부터 동구타에 무차별 공격을 퍼부어 반군 점령지역을 세개로 분할하는 '분리·장악' 전술을 썼다.
동구타가 세 지역으로 쪼개지면서 반군의 전력이 급속히 약화했고, 주요 거점인 함무리예가 시리아군에게 넘어갔다.
시리아군은 공세를 멈추지 않고 밤새 동구타의 남부 사끄바를 공습했다. 이 공습으로 주민 1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가 집계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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