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산불 692건 1천480㏊ 소실…전년보다 4배 급증
입산자 실화 가장 큰 원인…"진화보다 예방이 중요"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지난 14일 낮 12시 25분께 경북 김천시 개령면 양천리 산에서 불이 났다.
시와 산림당국은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3시간여 만에 껐지만, 산림 2.5㏊가 잿더미로 변했다.
하루 전날인 13일 오후 1시 30분께 충북 진천군 진천읍 행정리 야산에서 불이 나 임야 0.5㏊가 소실됐다.
산림당국은 헬기 5대와 120여명을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여 2시간 만에 불을 껐다.
경찰은 밭두렁을 태우다 불이 난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건조했던 날씨 탓에 이날 하루 충북에서만 크고 작은 산불이 6건 발생했다.
진천소방서 관계자는 "건조한 날씨 속에 강풍까지 불어 진화 작업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봄철 건조한 날씨 속에 산불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 시기 편서풍의 영향으로 불이 쉽게 번져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18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산불은 총 692건 발생해 산림 1천480㏊가 소실됐다.
이중 봄철(3∼5월)에 전체 산불의 60%(418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피해 면적은 전체의 90%(1천368㏊)가 집중됐다.
2016년에는 391건이 발생해 378㏊ 피해가 났다.
산림청 관계자는 "작년 강원도가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해 유독 피해가 컸다"면서 "매년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인해 봄철에 피해가 가장 심하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농업 부산물이나 쓰레기를 태우다 산불이나 들불로 번지는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발생한 산불의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입산자 실화(37%)였다. 논밭·쓰레기 소각(30%)이 뒤를 이었다.
담뱃불이나 성묘객 부주의까지 포함하면 전체 산불의 73%가 사람의 실수로 시작한 셈이다.
산불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진화보다 사전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봄철 임야 화재는 바람 방향이 순식간에 바뀌는 탓에 진화 과정에서 다치기 쉽다"면서 "밭두렁을 태우지 말고 임야 근처에서는 작은 불씨라도 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이병두 박사는 "화재 감식과 실험 결과에 따르면 봄철에는 불씨가 100m를 날아가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산림과 가까운 지역에는 인화성 물질을 두지 말고 소각도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logo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