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스크리팔 암살 푸틴 지시 英주장, 용서못할 외교결례"(종합)

입력 2018-03-16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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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궁 "스크리팔 암살 푸틴 지시 英주장, 용서못할 외교결례"(종합)
러 수사당국 "스크리팔과 함께 독극물 중독된 딸 율리야 사건 수사 착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크렘린궁이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독살 시도 사건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개입됐다는 영국 당국의 주장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자국 타스 통신에 "이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대통령을 인용하거나 거명하는 것은 충격적이고 용서할 수 없는 외교적 예의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다양한 급에서 여러 차례 러시아가 이번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음을 밝혔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앞서 "러시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스크리팔이 중독된 신경작용제를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에 기밀을 넘긴 이유로 수감생활을 하다 죄수 맞교환으로 풀려나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 스크리팔은 이달 4일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 벤치에서 딸 율리야와 함께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중태다.
영국 당국은 스크리팔 사건에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Novichok)'이 사용된 점을 근거로 러시아를 사건 배후로 지목하고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의 추방을 결정하는 등 대러 제재를 발표했다.
러시아는 이번 사건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영국이 오는 주말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반러 선전전 차원에서 사건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율리야 스크리팔 암살 시도 사건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러시아 법률과 국제법 규정에 따라 위험한 방법으로 자행된 살인 미수 사건에 대한 수사가 개시됐다"며 "위원회가 수준 높은 전문가들을 투입하고 영국의 관련 당국과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사건은 연방수사위원회의 중대사건 수사국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수사기관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함께 피해를 당한 딸 율리야에 대해서만 수사를 시작한 것은 영국 국적을 획득한 세르게이와 달리 율리야는 여전히 러시아 국적 소유자이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수사위원회는 동시에 지난 13일 역시 영국 런던에서 숨진 러시아 출신 사업가 니콜라이 글루슈코프 사건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한다고 밝혔다.
글루슈코프는 2013년 자택 욕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된 반(反)푸틴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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