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정기 주총에 사장 선임안 상정 안 돼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이달 말 열리는 대우조선해양[042660]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장 선임이 결정되지 않게 됨에 따라 3년 전과 같이 사장 선임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30일 열리는 대우조선 정기 주총에는 사장 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
당초 현 정성립 사장이 연임하는 안이 올라올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그동안은 현 대표이사 임기 만료 2개월 전에 후임 대표이사가 선임되는 것이 관례였다. 정 사장의 임기는 5월 말까지다.
사장 후보는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관리위원회에서 추천한다.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관리위원회는 지난해 채권단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대우조선의 구조조정 과정을 관리·감독하기 위해 꾸린 조직이다.
위원회는 조선업, 금융, 구조조정, 법무, 회계, 경영 등 분야별 민간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됐다.
사장 후보자 선출 과정에 들어간 위원회는 정 사장의 연임에 무게 중심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이 어려운 상황에 빠진 2015년 사장에 취임해 채권단과 노조 등과 무난한 관계를 유지하며 구조조정을 진행해 지난해 영업이익 7천330억을 기록하는 성과도 냈다. 대우조선이 연간 영업이익을 낸 것은 수정 재무제표 기준으로 2011년 이후 6년 만이다.
이번에 선임안이 상정되지 않아 3년 전처럼 사장 선임을 둘러싼 진통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정치권에서 차기 사장 선임에 신중하자는 의견을 제시해 선임 과정이 지체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대우조선 사장직은 대주주이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 결정권이 있어 정치권의 영향을 받아왔다.
정 사장이 선임될 당시인 2015년에도 고재호 당시 사장과 당시 현직 부사장 2명이 차기 사장직을 놓고 각축을 벌였다.
대우조선 로비·금품로비사건 관련 법원의 판결문을 보면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로비'와 '작업'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차기 사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자 2015년 3월 고 사장이 임기가 만료된 이후에도 사장이 선임되지 않은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대우조선은 이에 따라 일단 새 대표가 선임 될 때까지 고 사장을 유임시켰고, 산업은행은 뒤늦게 정성립 당시 STX조선해양 사장을 대표이사로 추천해 정 사장이 그해 5월 말 대우조선의 새 대표로 취임했다.
현 정 사장의 임기가 5월 말까지로 두 달여 기간이 있으나 임시 주총 절차를 고려하면 여유가 많지가 않다.
주총 개최를 위한 이사회 소집 통보, 이사회 개최, 임시 주총에 참석할 주주를 확정하는 기준일 확정, 주주명부 폐쇄, 주총 소집 통지서 발송 등의 절차가 40여 일 걸리기 때문이다.
늦어도 다음 달 중순 위원회에서 차기 사장 후보를 결정해야 주총 개최를 위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사장 후보자 선정 절차를 진행중"이라며 "언제 후보자가 결정될지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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