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감시단체·적신월사 "포탄이 병원 정확히 타격"…"아프린서 하루 43명 사망"
쿠르드인 4만5천명 탈출…"수도 동쪽 포위지역서도 민간인 피해 속출"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군의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 도심 공격에 입원 중인 임신부가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공습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16일(현지시간) 터키군 포탄이 시리아 아프린의 병원에 떨어져 환자를 비롯한 민간인 16명이 한 곳에서 숨졌다고 보고했다.
시리아 북부 쿠르드 적신월사(赤新月社, 적십자에 해당하는 이슬람권 단체)도 아프린에서 병원이 공격 목표물이 된 사실을 외신에 확인했다. 적신월사는 인명피해 정보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폭격이 정확하게 병원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숨진 환자 중에는 임신부 2명도 포함됐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터키군은 이날 내내 인구가 밀집한 도심을 공습·포격했다.
아프린 일대에서 주민 43명이 하루에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아프린은 주민이 빠져나가는 일부 통로를 제외하고는 터키군에 포위됐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14∼15일에 3만명이, 16일에 1만5천명 이상이 아프린을 탈출했다.
아프린 병원 경영진에 따르면 도시 내부는 전기와 통신이 거의 끊겼으며, 물과 식량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
아프린 전선의 상황은 수도 다마스쿠스 부근 반군 지역 동(東)구타 이상으로 심각하나 국제사회에서 아프린 전선에 관한 비판과 우려는 상대적으로 잠잠한 편이다.
동구타에서 이틀간 1만5천명 가량이 탈출한 것과 비교해도 '아프린 엑소더스' 규모가 훨씬 크다.
터키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인 반면에, 나라가 없는 쿠르드를 대변하는 주체는 없는 실정이다. 유럽은 난민송환협정을 체결한 후 터키 비판을 자제하고 있다.
유럽의회가 15일 구속력 없는 결의를 채택하며 터키에 시리아 철군을 요청했으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즉시 "한 귀로 듣고 다른 귀로 흘리면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터키군은 소셜미디어 계정에 "민간인과 무고한 인명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병원 공격 보도를 부인했다.
한편 다마스쿠스 동쪽 동구타에서도 사망자가 속출하고, 피란 행렬이 이어졌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16일에도 2천500명 이상이 도시를 탈출했다고 집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16일 5천명이 동구타에서 피란했으며, 17일 오전에만 7천명이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16일 동구타 남쪽 카프르바트나, 사끄바 일대에서 러시아·시리아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7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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