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집 말레이 총리, 아웅산 수치 면전서 "로힝야 문제 심각"

입력 2018-03-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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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집 말레이 총리, 아웅산 수치 면전서 "로힝야 문제 심각"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로힝야족 위기가 심각한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드니에서 열린 호주-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나집 총리는 "로힝야족이 받는 고통과 해당 지역에서 벌어진 대규모 (난민) 이주로 인해 라카인주의 상황은 더는 (미얀마의) 내정 문제로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는 역내 국가들을 위협하는 심각한 안보문제로 비화할 수 있으므로 인도주의적인 프리즘을 통해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나집 총리는 또 "라카인주는 절망에 빠졌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급진화의 온상이 되거나 다에시(IS의 아랍어 약칭)와 관련 그룹의 포섭 대상이 된다"며 로힝야족 급진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나집 총리가 이 발언을 하는 동안 불과 몇 m 떨어진 곳에는 로힝야족 인종청소 문제를 방관하고 옹호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온 미얀마의 실권자 수치가 앉아 있었다.



그는 이어 "말레이시아는 (로힝야족 사태에 관한) 적절하고 지속가능한 해법 모색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몰락한 뒤 지하로 숨어든 다에시가 다른 지역에서 다시 출몰할 수 있다. 특히 위기가 닥친 곳에서 부활할 수 있는 만큼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집 총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문제를 언급해왔다.
지난해 연말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로힝야족 학살 규탄 집회에 참석했을 당시 그는 "더는 못 참는다.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로힝야족 인종청소를 중단하도록 압박 강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로힝야족 문제를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는 수치를 겨냥해 "그가 정말로 노벨평화상을 탄 것이 맞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이후 말레이시아가 로힝야족을 위한 대규모 원조를 제안했지만, 미얀마가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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