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AI·NLP센터장 인터뷰…올해 내 연구 데이터도 외부 공개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엔씨소프트는 AI(인공지능)에서 꼭 성공할 거다. 성공할 때까지 할 거니까."
엔씨소프트 AI 연구 개발을 이끄는 두 축, 이재준 AI센터장과 장정선 NLP(자연어처리) 센터장이 전한 김택진 대표의 '다짐'이다.
지난 7년여간 AI에 조용히 투자해온 엔씨소프트가 자사 AI 기술을 알리기 위한 기지개를 켰다. 최근 외부에 AI 조직을 공개한 데 이어 올해 안에 자체 AI 브랜드를 만들고 'AI 기술기업'으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15일 판교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만난 이들은 AI 기술기업이 되겠다는 엔씨소프트 비전을 소개했다.
이들의 말과 태도에는 '벤처기업'에서 보일듯한 도전정신이 느껴졌다. '리니지'에 이미지가 고착된 엔씨소프트가 AI 연구에 진정성을 갖고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려는 모습이었다.
이 센터장은 "엔씨소프트에서 시도하는 다양한 AI 서비스를 포괄할 수 있는 브랜드를 올해 안에 발표할 것"이라며 "'엔씨소프트=게임'이라는 수식에 얽매이지 않도록 브랜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게임회사임에도 게임AI 뿐만 아니라 음성인식·합성, 이미지 및 비디오 인식, 자연어처리, 지식 관련 AI를 연구하는 조직을 갖추고 있다.
기술 개발에 로드맵은 있지만 '실패할 기회'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리 말할 수는 없고, 꼭 '게임'이 아니더라도 4월 공개 예정인 AI 야구 서비스 '페이지(PAIGE)'처럼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대신 AI 연구 생태계를 '푸르게 푸르게' 만들고 싶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엔씨소프트 AI 연구는 단순히 수익이 아닌 사회공헌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설명이다.
장정선 NLP센터장은 "엔씨소프트가 할 수 있는 사회공헌 중 하나로 AI 연구를 진행하면서 쌓은 데이터를 공유해가려고 한다"며 "이를 시발점으로 사회적으로 같이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연구하는 데는 대량의 말뭉치(corpus)가 필요한데, 엔씨소프트는 자사가 비용을 들여 만든 분석 말뭉치(tagged corpus) 일부를 올해 안에 외부에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 1∼2년 내 AI 조직 덩치를 키운 다른 IT기업과 달리 엔씨소프트는 2011년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글로벌 CSO) 주도로 AI 연구를 일찌감치 시작했다.
2013년부터는 김택진 대표가 AI 조직을 직속 조직으로 두고 아낌없는 지원에 나섰다. 'AI가 엔씨소프트의 미래'라는 생각에 매주 두 세 시간씩 세미나에 참여하고 대표 집무실 바로 옆의 사무실에서 수시로 연구원들과 '격렬한' 토론을 이어나갔다. 회사 내에서 "(회사 대표라기보다) 최고참 연구실 선배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엔씨소프트는 쌓아온 AI 역량을 바탕으로 다른 IT 기업들의 기술력을 평가하거나 조직을 꾸리는 데도 컨설팅 도움을 주고 있다. 국내외 관련 업체 투자도 항상 검토중이지만 수량적인 목표치를 두고 몸집을 불리는 데 급급하지 않겠다는 거다.
김택진 대표도 "서두르지 말자. 잘하자"고 당부한다고 한다. 두 센터장은 "(AI 연구는) 세상에 변화를 일으켜보고 싶어서 하는 일이고 당장의 수익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며 "기반 기술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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