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은 18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시점을 늦춰달라고 요청한 것을 두고 '대국민 기만쇼'라며 평가절하했다.
국회의 단일 개헌안 도출을 위해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설치돼 가동 중인 상황에서, 발의 시점을 떠나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에서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 원내대표의 기자간담회 내용과 관련 '대국민 기만쇼'라고 선을 그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는 한 마디로 개헌문제를 갖고 청와대와 집권당인 민주당이 쇼통을 하는 것"이라며 "개헌의 내용이 중요하지 6월이라는 날짜가 중요한 것이 결코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향후 여권은 '대통령의 발의 시점을 미루면서까지 야당을 설득하려 했지만 불발됐다'는 논리를 펼 것"이라며 "그러나 지난주 개헌 논의와 3월 국회 일정을 잡기 위해 몇 차례나 만났지만 수요일(지난 14일) 이후로는 우 원내대표로부터 전화 한 통 없었다"고 여당의 대야 소통 진정성 문제를 지적했다.
당 개헌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주광덕 의원도 통화에서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시점을 닷새 늦춰달라는 건 여당으로서는 국회 발의를 위한 마지막 논의를 해보겠다는 것인데, 이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거지 진정성은 없어 보인다"고 비난했다.
그는 "국회 헌정특위를 오는 6월 말 시한으로 잡고 발족시켰으면 국회가 제대로 된 개헌안을 만들기 위해 협상과 노력을 해야 한다"며 "여권은 지방선거용으로 선거 전략적 측면에서 개헌 문제에 접근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여권은 대통령 권한 분산에 대해서는 시늉이나 제스처만 취하고, 지방분권·기본권 강화 문제 등만 갖고 6·13 지방선거 때 동시에 하자고 한다"며 "이는 대통령 공약 실천을 위해 국민과 대한민국이 희생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한국당은 이날 연이은 논평을 통해서도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정태옥 대변인은 논평에서 "개헌은 역사적 경험과 지혜를 공유한 토론과 타협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청와대는 자신만 옳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87년 이후 30년간 일곱 번 정권 교체의 헌정 역사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홍지만 대변인도 논평에서 "개헌에 관한 민주당의 처신이 불쌍하다"며 "오로지 문재인 대통령의 입만 보는 문 바라기"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개헌은 장시간에 걸쳐 전문가들의 의견과 토론, 그리고 국민의 의견을 개진시켜 수렴해야 하는 작업"이라며 "그런데도 이를 온갖 음모와 비방, 허위사실 유포, 진흙탕 싸움이 난무할 수 있는 지방선거와 함께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꼼수가 훤히 들여다보인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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