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폐지 방침에 서울대 자체 연구…"국내 박사과정 진학에도 영향"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이공계 석·박사가 3년간의 연구 활동으로 병역 의무를 대체하도록 한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이공계 기피 현상을 완화하고 해외 인재 유출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서울대에 따르면 재료공학부 곽승엽 교수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전문연구요원 제도 운영 및 선발의 현황과 성과 분석'이라는 제목의 내부 보고서를 최근 학교에 제출했다.
곽 교수는 2016년 국방부가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2020년 이후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우자 지난해 대학 본부로부터 용역을 받아 제도 필요성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대학원생 1천56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우수 인력을 이공계에 유입하는 효과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조사에서 이 제도가 박사과정 진학 결정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1%가 '영향을 미쳤다', 39%가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이공계 기피 현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지를 묻는 항목에서는 62%가 '효과가 높다'거나 '매우 높다'는 긍정적 답변을 했다.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없을 때 해외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겠다'고 한 비율은 49%에 달했다. 곽 교수는 이 제도를 폐지했을 때 해외 유학생 수가 늘어 인재 유출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곽 교수는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없을 때는 국내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고 다른 진로를 택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86%에 달한다"며 "이 제도가 국내 이공계 대학원 진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행 제도상 선발에 영어 점수가 지나치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점도 연구역량을 높이는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그는 분석했다.
선발 때 영어 텝스(TEPS) 점수로 상대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적절하다'는 의견은 17%에 불과했고, '부적절하다'는 의견은 57%였다.
곽 교수는 "전문연구요원 선발에서 필요한 전공분야를 선택해 시험을 보게 되면 텝스 공부에 소모되는 시간을 줄이고 연구역량 평가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 등 국제 연구역량 평가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p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